지난 10월 5일 EBS 문학사랑e 프로그램에 제가 작곡한 '눈물'이라는 곡이 안상학 시인의 '아배 생각'이라는 시의 낭송음악으로 방송이 되었습니다. 아버지 생각에 마음이 싸해지는 시입니다.
아배 생각
안상학
낭송: 이영광
뻔질나게 돌아다니며
외박을 밥 먹듯 하던 젊은 날
어쩌다 집에 가면
씻어도 씻어도 가시지 않는 아배 발고랑내 나는 밥상머리에 앉아
저녁을 먹는 중에도 아배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니, 오늘 외박하나?
-아뇨, 올은 집에서 잘 건데요.
-그케, 니가 집에서 자는 게 외박 아이라?
집을 자주 비우던 내가
어느 노을 좋은 저녁에 또 집을 나서자
퇴근길에 마주친 아배는
자전거를 한 발로 받쳐 선 채 짐짓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야야, 어디 가노?
-예……. 바람 좀 쐬려고요.
-왜, 집에는 바람이 안 불다?
그런 아배도 오래 전에 집을 나서 저기 가신 뒤로는 감감 무소식이다.
안상학
1962년 경북 안동에서 태어나 1988년『중앙일보』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등단. 시집 『그대 무사한가』『안동소주』『오래된 엽서』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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