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가왕' 조용필이다. 록 넘버 중심으로 이뤄졌던 한국과 레퍼토리가 거의 차이가 없었다.
15년만의 공연이란 이유로 추억팔이 따윈 결코 하지 않는 뚝심이 돋보이는 공연이었다.
특히 닷이미지라는 장비는 정말 신기했다. 이런 형태의 장비가 있었다니.. 헐~!
희선이 형님 연주를 일본에서 보게 돼 더욱 기뻤다.
내가 일본어만 좀 할 줄 알았으면 따로 찾아갔을 텐데...
공연이 끝난 후 따로 희선이 형님께 연락을 드리자 형님도 얼굴 봤으면 좋았을텐데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아.. 진짜 이 때만큼은 일본어 한 마디 할줄 모르는 내 외국어 실력이 저주스러웠다.
[도쿄=정진영 기자] 15년 만에 일본 대중 앞에 나선 ‘가왕’ 조용필의 선택은 정공법이었다. 일본 내에서 ‘엔카(일본 전통 가요)’의 이미지가 강한 조용필은 추억을 되새김질하는 친근한 레퍼토리 대신 국내에서 선보였던 것 이상의 혁신적인 무대로 현지 팬들을 사로잡았다. 조금은 낯선 모습의 귀환을 향해 4000여 팬들은 환호성과 기립박수로 응답했다.
지난 7일 오후 6시 30분 일본 도쿄 국제 포럼홀에서 조용필의 단독 콘서트 ‘원나잇 스페셜(One Night Special)’이 열렸다. 조용필은 한류 열풍 이전인 지난 1980년대부터 일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수백만 장의 앨범 판매고를 올린 원조 ‘한류스타’였다. 이 때문에 공연장에서 눈에 띄는 중장년층 관객의 비율은 국내 무대 이상이었다.
조용필은 지난 4월 10년 만의 정규 앨범인 19집 ‘헬로(Hello)’를 통해 모던록ㆍ일렉트로닉 등 다양한 장르를 자신 만의 문법으로 풀어낸 음악을 선보여 세대를 뛰어넘는 사랑을 받았다. 이 같은 국내 시장의 성공은 지난달 16일 19집 일본반의 출시로 이어졌다. 일본반엔 한국반에 수록된 10곡 외에 일본어로 부른 ‘바운스’ ‘헬로’ ‘걷고 싶다’ 등 3곡이 추가로 담겼다. 특히 ‘헬로’엔 한류스타인 그룹 2PM 의 멤버 택연이 랩 피처링으로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1998년 이후 처음으로 일본 무대에 오른 조용필은 약 2시간 동안 ‘바운스(Bounce)’ ‘걷고 싶다’ 등 19집 수록곡과 ‘미지의 세계’ ‘꿈’ ‘단발머리’ ‘나는 너 좋아’ 등 히트곡, 1986년 일본에만 발매했던 ‘추억의 미아(想い出迷子)’ 등 앙코르 포함 23곡을 소화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80년대 중후반 타니무라 신지, 알란 탐 등과 아시아 각 지역을 돌며 벌였던 합동 콘서트 ‘팍스 뮤지카(Pax Musica)’의 테마곡이었던 ‘친구여’와 일본어로 부른 ‘돌아와요 부산항에’ ‘창밖의 여자’ 등은 일본 팬들에게 재회의 선물 같은 곡이었다. ‘킬리만자로의 표범’ 등 일본어로 감정전달이 어려운 곡은 자막으로 처리해 현지 팬들의 이해를 도왔다.
무대에 오르기 전 기자간담회에서 조용필은 “레퍼토리에 대한 고민이 많았지만, 이번 콘서트는 국내에서 진행 중인 ‘헬로’ 투어의 일환이기 때문에 국내와 다른 무대를 꾸미고 싶진 않았다”며 “19집을 알리기 위한 쇼케이스 개념의 콘서트로 보면 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가케히 마호 크리에이티브만 아시아ㆍ한국 담당은 “일본 팬들 대부분은 조용필을 ‘엔카’ 가수로 기억하고 있다”며 “오래전 조용필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이번 콘서트의 새로운 레퍼토리에 상당한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콘서트에서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닷 이미지(Dot Image)’라는 특수 기자재를 사용한 무대 연출이었다. ‘닷 이미지’는 다채로운 색으로 변화하는 구형 발광다이오드(LED)를 이용해 무대 위에 거대한 갈매기의 날갯짓을 형상화하고 곡의 리듬과 어울리는 다양한 기하학적인 이미지를 그려내며 무대에 입체감을 줬다. 특히 ‘닷 이미지’는 국내 콘서트는 물론 일본 내 어떤 콘서트에서도 사용된 일이 없는 최신 장비여서 의미를 더했다. 야마토팀 등 일본 내 정상급 연출자들이 참여해 색다른 무대를 꾸미는데 힘을 보탰다.
조용필은 “‘닷 이미지’는 로봇을 만드는 기술력을 도입한 정밀한 장비”라며 “이 장비를 이용한 무대 연출은 이번 공연이 세계 최초”라고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콘서트엔 타니무라 신지를 비롯해 히라타 야스오 니혼게이자이신문 회장, 코이케 카즈히코 유니버설재팬 사장, 사이토 마사아키 빅터 엔터테인먼트 회장 등이 참석해 조용필의 일본 내 위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향후 일본 활동 여부에 대해 조용필은 “텔레비전 활동을 중단하고 콘서트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국내 무대에 전념하다보니 일본 활동에 대해 오랫동안 신경을 쓰지 못했다”며 “국내 스케줄이 많아 아직 일본 활동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된 부분은 없지만 이번 콘서트의 반응을 살펴보고 투어를 마친 뒤 고려해 볼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얌전하기로 유명한 일본 관객들도 콘서트 막바지엔 흥을 이기지 못해 결국 일어서서 몸을 흔들며 앙코르를 외쳤다. 조용필의 일본 활동 전망은 상당히 밝아보인다.
한편, 조용필은 인천(11월 30일)과 부산(12월 7일)에서 하반기 투어 일정을 마무리한 뒤 서울(12월 13일)과 대구(12월 21일) 앙코르 콘서트를 이어갈 예정이다.
123@heraldcorp.com
p.s. 아래 사진은 가왕이 공연 전 가진 기자간담회 현장.
가왕이 말씀하시는 동안 몇 컷 찍었다.
공연 시작 때 터졌던 반짝이와 리본을 고이 챙겨왔다
이번 공연 티켓
일본 팬클럽 가입 신청서도 고이 모셔왔다.
일본 공연 큐시트.
당초 '걷고 싶다'는 일본어 버전으로 부를 예정이었다.
그러나 회의결과 한국어 버전으로 부르는 게 더 감정 전달이 잘 된다고 판단했다고.
대신 일본 팬들을 위해 뮤직비디오 위에 편집된 자막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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