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 담당기자로 한 마지막 뮤지션 인터뷰다.
이 인터뷰가 마지막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ㅜㅜ
트랜스픽션 형님들의 건승을 기원하며...
기획사 그늘선 제약 많아...초년병 심정으로 다시 시작
록밴드지만 대중성도 추구...벚꽃 필 때쯤 콘서트도 할것
홀로서기는 자유와 불안을 동반한다. 특히 시간 단위로 차트가 요동치는 가요계에서 든든한 소속사 하나 없는 홀로서기는 무모한 도전에 가깝다. 인디신 초창기부터 활동해온 트랜스픽션은 마니아층의 인기를 넘어 대중성까지 확보했던 희귀종이었다. 특히 2006년 월드컵 응원가 ‘승리를 위하여’와 2010년 월드컵 응원가 ‘승리의 함성’은 밴드의 인기에 쐐기를 박으며 인디신에 대한 대중의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랬던 트랜스픽션이 데뷔 14년 만에 처음으로 홀로서기를 시도하며 새로운 싱글 ‘투나잇(Tonight)’을 발표했다. 밴드의 멤버 해랑(보컬), 전호진(기타), 손동욱(베이스), 천기(드럼)를 최근 서울 동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해랑은 “10여년 이상 밴드 활동을 해왔지만 기획사의 그늘 아래에 있다 보니 음악에 대한 제약이 적지 않았다”며 “더 늦기 전에 우리의 음악을 우리 손으로 직접 제작해 보고 싶은 마음으로 홀로서기에 나서서 사회 초년병의 자세로 바닥부터 다시 배우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손동욱은 “스케줄을 잡는 일부터 금전적인 문제까지 모두 우리의 몫이 돼 쉬운 게 하나도 없지만 다행히 주변에서 많이 도와줬다”며 “도움을 받을 때마다 우리가 음악을 해 온 세월이 헛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새삼 느껴져 감회가 새로웠다”고 전했다.
싱글엔 타이틀곡 ‘투나잇’을 비롯해 ‘오리온’ ‘가솔린’ 등 3곡이 담겨 있다. 사운드의 중심인 기타 리프는 1980~90년대 하드록의 감성을 따르고 있지만, 멜로디는 몇 번 듣는 것만으로도 쉽게 따라 부를 수 있을 만큼 대중친화적이다.
해랑은 “ ‘투나잇’엔 우리가 좋아하는 건즈앤로지스(미국의 록밴드)의 느낌을, ‘오리온’엔 펑크의 요소를, ‘가솔린’엔 루나시(일본의 비주얼 록밴드)의 스타일을 담아냈다”며 “가요차트에 들어가 있어도 조금도 어색하지 않은 곡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트랜스픽션은 하드록의 질감을 유지하면서도 대중의 기호를 놓치지 않는 음악으로 각광받아 왔다. 덕분에 트랜스픽션은 방송 가요프로그램에서도 모습을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밴드였다. 지난해엔 KBS2 밴드 서바이벌 ‘톱밴드2’에 출연해 4강에 진출하며 다시 한 번 음악적 역량을 인정받았다. 최근에는 SBS 수목드라마 ‘상속자들’의 OST ‘아이윌시유(I Will See You)’에 참여해 적지 않은 인기를 끌었다.
손동욱은 “밴드는 무대 위에만 있다 보니 정작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기 어렵다”며 “우리의 잦은 방송 출연을 좋게 보지 않는 시선도 많았지만, 방송 출연은 우리의 장ㆍ단점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전했다.
해랑은 “‘악플보다 슬픈 것이 무플’이라는 말처럼 우리를 향한 반응은 그 어떤 의견이든 소중하다”며 “앞으로도 가요와 음악적으로 선을 긋지 않고 조금 더 대중적인 음악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트랜스픽션은 록밴드에선 보기 드물게 결성 당시 멤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팀워크의 비결에 대해 전호진은 “처음엔 많이 싸웠는데 오래 함께하다 보니 가장 중요한 것은 사운드의 균형이란 사실을 멤버 모두 자연스럽게 깨닫게 됐다”며 “사운드의 균형은 서로를 이해하고 양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천기는 “자신의 악기 소리가 더 잘 들리기 원하는 것은 당연한 욕심이지만 그 욕심을 눌러야 사운드가 완성된다”며 “욕심을 버리고 서로를 이해하는 순간 강력한 밴드가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월드컵 하면 떠오르는 밴드인 만큼 올해 2014년 브라질 월드컵 개최에 앞서 트랜스픽션이 어떤 활동을 보여줄지에 대한 팬들의 기대가 적지 않다.
해랑은 “신곡을 발표하기보다 기존의 응원가인 ‘승리를 위하여’와 ‘승리의 함성’을 새롭게 편곡해 선보일 생각”이라며 “소녀시대 같은 아이돌이나 박정현 같은 뛰어난 가창력을 가진 가수와 함께 곡을 부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트랜스픽션은 “3월 이후 벚꽃이 필 때쯤 단독 콘서트를 벌일 예정”이라며 “가능한 한 자주 방송 음악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싶다. 우리의 홀로서기를 관심있게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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