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는 주말에도 좀처럼 나갈 수가 없다.
매주 연재하는 <정진영의 이주의 추천 앨범>과 <정진영의 이주의 추천 싱글>이 정말 사람 잡는다.
음악을 듣지 않으면 도저히 쓸 수 없는 기사인데, 매주 싱글과 앨범이 무지막지하게 쏟아져 나오니 품이 많이 들어 고역이다.
토요일에 이어 오늘도 계속 집중해 음악을 듣다가 이건 아니다 싶어 뛰쳐나왔다.
명색이 '식물왕'인데 봄꽃 구경은 혼자서라도 해야 할 것 아닌가.
집에서 가까운 남산공원으로 향했다.
집에서 나오자 마자 만난 흰제비꽃.
보라색 제비꽃만 발견하다가 오랜만에 흰제비꽃을 발견하니 무척 반가웠다.
아무래도 많은 봄꽃을 발견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후암동 언덕을 따라 올라와 만난 이정표.
철쭉은 봄햇살이 여름을 닮아가며 따가울 때쯤이면 가장 흔한 꽃이다.
남산도서관 앞에 도착하자마자 붉은 꽃이 눈에 띄었다.
동백이 아직도 남아있나 싶어서 가까이 가보니...
명자나무꽃이었다. 페이크!!
오오! 씀바귀꽃도 피었다
올해 들어 처음 만난 녀석이다.
절대 연출한 사진 아니다.
바위 위에 이렇게 다소곳이 앉아있는 녀석을 찍은 것 뿐이다.
역시 나오니 꽃이 보인다.
올해 들어 처음 만난 귀여운 괭이밥꽃.
냉이야 봄날이면 하루라도 마주치지 않는 날이 없지만 그냥 지나치면 섭하지.
냉이 옆에 늘 친구처럼 피어있는 꽃마리.
냉이나 꽃마리나 꽃이 5mm도 안 되는 녀석들이라 촬영할 때 초점을 잡기 너무 어렵다.
아! 봄날이로다!
좋구나!!
남산에선 지금이 벚꽃의 절정이다.
내 친정 충청투데이 나재필 국장님 표현을 빌자면 벚꽃이 절정 속에서 벌써 나이처럼 지고 있다.
화단에서 뜬금없이 만난 튤립.
마찬가지로 뜬금없던 수선화.
더욱 뜬금없었던 무스카리.
나는 제비꽃이 아니라 종지나물이지롱!
남산에는 아직 진달래가 활짝 피어있었다.
후암동 진달래는 벌써 진 지 오래인데...
아무래도 철쭉보다는 진달래에 마음이 가는구먼..
봄에는 역시 봄맞이꽃!
이 녀석의 이름은 제대로 발음해야 한다.
조!팝!나!무! 좆밥이 아니다.
향기가 무척 좋은 녀석이다.
아무래도 라일락의 친척인 털개회나무 혹은 꽃개회나무 같은데...
조금 더 알아봐야겠다.
봄에는 제비꽃이 있어 그나마 도시의 갓길이 다채롭다.
이제 개나리도 슬슬 퇴장할 때도 됐지?
냉이의 단짝 친구 꽃다지도 꽃을 피웠다.
산수유는 이미 철이 지났는데 아직 꽃잎을 매달고 있는 녀석이 보였다.
이렇게 지난해 사람 손을 타지 않은 열매도 같이 매달고 있는 녀석도 있었다.
이제 산수유에서 잎이 나온다.
정말로 산수유랑 이별을 고할 때가 왔다.
산수유야! 내년에 얼굴 또 보자!
남산공원에서 바라본 힐튼호텔.
왜 나는 남산타워를 보고 무키무키만만수의 노래 '남산타워'를 흥얼거린 걸까..
성곽을 따라 조팝나무가 울타리처럼 늘어서있었다.
이야! 황매화도 피었네?
성곽에서 대포를 발사하는 포구로 바라본 소월길.
이런 풍경도 일주일만 더 지나면 사라지겠지?
봄에는 역시 꽃을 봐야 한다.
하늘이 조금 더 맑았으면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이젠 돌아가야 할 시간.
이맘 때면 냉이, 제비꽃 만큼 흔한 개불알풀.
누가 이렇게 귀여운 꽃에 이런 이름을 지은 거야!
목련의 빛깔이 점점 남루하게 변해간다.
봄과 여름이 뒤섞이는 때가 왔다.
역시 민들에가 생명력 하나는 짱!
박태기나무가 꽃을 주렁주렁 매달 준비를 하고 있었다.
곧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짙은 향기가 쏟아지겠군.
나와 정말 깊은 인연을 가진 복사꽃.
내 장편소설 '도화촌기행'의 주된 소재가 바로 이 꽃 아니던가.
반갑다!
동네에 앵두나무가 다 있을 줄이야!
꽃이 매화나 벚꽃, 살구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나무 크기가 다르고 꽃 모양도 미묘하게 다르다.
이렇게 생겼다.
꽃이 더 보이지 않을 줄 알았는데, 늦봄에서 초여름에 피는 금낭화가 벌써 꽃을 피웠다.
여름은 이미 봄 안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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