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이사님 이번 앨범 정말 대박.
'아시아의 별은' 정점에서 내려와 비로소 음악적 자유를 찾은 것 같다.
데뷔 15년 만에 비로소 온전한 자신의 앨범을 가지게 된 보아를 진심으로 축하한다.
그리고 '앵그리맘' OST.
진짜 한국에서 나올 수 없는 괴물 같은 OST가 나왔다.
이를 뚝심으로 밀어붙인 주한이형과 이를 밀어준 형수님께 다시 한 번 경의를 표한다.
<정진영의 이주의 추천 앨범> 18. 보아 ‘키스 마이 립스’ㆍ‘앵그리맘’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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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 보아 정규 8집 ‘키스 마이 립스(Kiss My Lips)’= 엑소(EXO), 샤이니, 소녀시대, 에프엑스(f(x)) 등등. 냉정하게 말하자면 ‘아시아의 별’ 보아(BoA)는 이제 SM엔터테인먼트의 최우선 순위 아티스트가 아닙니다. 실제 나이와 상관없이 보아는 이미 15년에 걸쳐 대중에 노출된 가수이고, 또 보아가 개척한 한류를 잇는 탄탄한 후배들도 많아졌으니 말입니다.
더 이상 언론으로부터 일거수일투족을 조명 당하지 않는 위치, 이사 직함이 말해주는 소속사 내의 확고한 지위. 이제야 비로소 보아는 온전히 자의식을 드러낼 수 있는 틈을 마련한 듯합니다.
그동안 보아의 이미지는 뮤지션보다 퍼포머에 가까웠습니다. 수준급의 음악을 들려줬던 전작 ‘온리 원(Only one)’을 작곡하고도 뮤지션의 이미지를 챙기지 못한 보아는 작심한 듯 새 앨범 작업에 매달렸습니다. 작사ㆍ작곡ㆍ편곡부터 프로듀싱까지. 보아는 2년 9개월 만에 내놓은 신보의 모든 부분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죠.
넓은 음역을 가진 탁월한 보컬에 실린 곡들의 멜로디와 편곡은 하나 같이 수려합니다. 타이틀곡 ‘키스 마이 립스’는 리드미컬한 일렉트릭 기타 연주와 몽환적인 신시사이저 리프(반복되는 악절)로 연출하는 관능적인 분위기가 일품입니다. ‘키스 마이 립스’에는 세계적인 프로듀싱 팀 스테레오타입스(Stereotypes)가 참여했죠.
싱글로 선공개된 곡으로 다이나믹듀오 개코의 노련한 피처링과 그루브를 강조한 연주가 인상적인 ‘후 아 유(Who Are You)’, 펑키한 기타 연주와 폭발적인 후렴구가 매력적인 ‘스매시(Smash)’, 선명한 멜로디가 돋보이는 ‘그린 라이트(Green Light)’와 ‘블라(Blah)’ 등은 보아가 15년 동안 얼마나 많은 장르의 음악을 자신의 것으로 체화시켰는지 보여주는 증거들입니다. 또한 슬로 템포의 ‘홈(Home)’ ‘헬로(Hello)’와 어쿠스틱 사운드로 편곡한 ‘러브 앤드 헤이트(Love and Hate)’는 보컬의 폭 넓은 표현력을 유감없이 드러내 보여주는 곡이죠. 이번 앨범을 통해 우리는 주목해야 할 멋진 싱어송라이터를 얻었습니다.
한국 가요계에도 좀처럼 들을 수 없는 재즈의 선율이 황금 시간대에 방송되는 드라마의 배경음악으로 흘러나온 것은 일대 사건이었죠. 재즈 선율이 다소 무거운 주제를 가진 드라마의 분위기와 따로 움직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경쾌한 액션 장면에도, 심각한 장면에도 절묘하게 녹아든 재즈 선율은 시청자들의 드라마 몰입도를 높였죠. 적어도 이 드라마 속에 담긴 재즈는 “재즈는 어려운 음악”이란 선입견을 잊기에 충분했습니다.
방송 직전까지 편집이 이뤄지는 드라마의 특성상 OST의 전곡을 직접 작곡하는 일은 무모한 일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이주한은 4개월여 간 50곡을 작곡하는 강행군을 펼쳤죠. OST에 담긴 우디 앨런의 영화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해피 매직(Happy Magic)’을 비롯해 흥겨운 빅밴드 재즈 ‘앵그리맘(Angry Mom)’, ‘서니 사이드 업(Sunny Side Up)’, ‘포테이토 택시(Potato Taxi)’ 등 14곡은 강행군의 흔적들입니다. 최근 기자와 만난 이주한은 “재즈를 잘 모르겠다면 드라마만 봐도 충분할 정도로 다양한 재즈가 OST에 담겨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죠.
이 OST는 조만간 곡을 더 담아 2장의 CD로 구성된 피지컬(CD)로도 출시됩니다. 한국인 출신으로 유일하게 그래미 어워드에서 수상한 세계적인 엔지니어 황병준이 마스터링을 맡았습니다. 무모하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파격적인 행보이지만, 정말 기대되는군요.
▶ 김성규 미니앨범 ‘27’= 아이돌 중에서 확실한 자기 목소리를 가진 몇 안 되는 보컬리스트의 모범적인 솔로 앨범. 넬의 김종완이란 조력자가 함께 하고 있지만, 김성규는 이번 앨범을 통해 솔로 아티스트라는 자의식을 확실하게 강조하고 있다. 27살. 슬슬 아이돌이란 안정적인 울타리를 넘어 뮤지션을 꿈꾸기에 좋은 나이이지.
▶ 폰부스 미니앨범 ‘장난’= 가사에 담긴 세월호 참사, 쌍용자동차 해고, 군 의문사 등 우리 시대를 관통한 굵직한 사건들. 참담한 삶의 모습들이 마치 한 때의 ‘장난’처럼 취급되고 잊히는 현실을 질타하는 진중하면서도 유려한 사운드. 앨범 타이틀과 어울리지 않는 무게감이 돋보이는 앨범.
▶ 정엽 정규 3집 ‘메리 고 라운드(Merry Go Round)’= 깔끔한 멜로디에 더해진 재즈의 향기. 늘 그래왔듯 여유로움을 갖고 있으면서도 감미로운 보컬. 해질녘 카페에서 커피 한 잔에 기대어 듣기에 제격. 심야의 라디오에 귀를 기울이게 만들던 DJ를 잃은 것은 아쉽지만, 3년 만의 따뜻한 복귀는 반갑다.
123@heraldcorp.com
더 이상 언론으로부터 일거수일투족을 조명 당하지 않는 위치, 이사 직함이 말해주는 소속사 내의 확고한 지위. 이제야 비로소 보아는 온전히 자의식을 드러낼 수 있는 틈을 마련한 듯합니다.
그동안 보아의 이미지는 뮤지션보다 퍼포머에 가까웠습니다. 수준급의 음악을 들려줬던 전작 ‘온리 원(Only one)’을 작곡하고도 뮤지션의 이미지를 챙기지 못한 보아는 작심한 듯 새 앨범 작업에 매달렸습니다. 작사ㆍ작곡ㆍ편곡부터 프로듀싱까지. 보아는 2년 9개월 만에 내놓은 신보의 모든 부분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죠.
넓은 음역을 가진 탁월한 보컬에 실린 곡들의 멜로디와 편곡은 하나 같이 수려합니다. 타이틀곡 ‘키스 마이 립스’는 리드미컬한 일렉트릭 기타 연주와 몽환적인 신시사이저 리프(반복되는 악절)로 연출하는 관능적인 분위기가 일품입니다. ‘키스 마이 립스’에는 세계적인 프로듀싱 팀 스테레오타입스(Stereotypes)가 참여했죠.
싱글로 선공개된 곡으로 다이나믹듀오 개코의 노련한 피처링과 그루브를 강조한 연주가 인상적인 ‘후 아 유(Who Are You)’, 펑키한 기타 연주와 폭발적인 후렴구가 매력적인 ‘스매시(Smash)’, 선명한 멜로디가 돋보이는 ‘그린 라이트(Green Light)’와 ‘블라(Blah)’ 등은 보아가 15년 동안 얼마나 많은 장르의 음악을 자신의 것으로 체화시켰는지 보여주는 증거들입니다. 또한 슬로 템포의 ‘홈(Home)’ ‘헬로(Hello)’와 어쿠스틱 사운드로 편곡한 ‘러브 앤드 헤이트(Love and Hate)’는 보컬의 폭 넓은 표현력을 유감없이 드러내 보여주는 곡이죠. 이번 앨범을 통해 우리는 주목해야 할 멋진 싱어송라이터를 얻었습니다.
한국 가요계에도 좀처럼 들을 수 없는 재즈의 선율이 황금 시간대에 방송되는 드라마의 배경음악으로 흘러나온 것은 일대 사건이었죠. 재즈 선율이 다소 무거운 주제를 가진 드라마의 분위기와 따로 움직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경쾌한 액션 장면에도, 심각한 장면에도 절묘하게 녹아든 재즈 선율은 시청자들의 드라마 몰입도를 높였죠. 적어도 이 드라마 속에 담긴 재즈는 “재즈는 어려운 음악”이란 선입견을 잊기에 충분했습니다.
방송 직전까지 편집이 이뤄지는 드라마의 특성상 OST의 전곡을 직접 작곡하는 일은 무모한 일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이주한은 4개월여 간 50곡을 작곡하는 강행군을 펼쳤죠. OST에 담긴 우디 앨런의 영화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해피 매직(Happy Magic)’을 비롯해 흥겨운 빅밴드 재즈 ‘앵그리맘(Angry Mom)’, ‘서니 사이드 업(Sunny Side Up)’, ‘포테이토 택시(Potato Taxi)’ 등 14곡은 강행군의 흔적들입니다. 최근 기자와 만난 이주한은 “재즈를 잘 모르겠다면 드라마만 봐도 충분할 정도로 다양한 재즈가 OST에 담겨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죠.
이 OST는 조만간 곡을 더 담아 2장의 CD로 구성된 피지컬(CD)로도 출시됩니다. 한국인 출신으로 유일하게 그래미 어워드에서 수상한 세계적인 엔지니어 황병준이 마스터링을 맡았습니다. 무모하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파격적인 행보이지만, 정말 기대되는군요.
▶ 김성규 미니앨범 ‘27’= 아이돌 중에서 확실한 자기 목소리를 가진 몇 안 되는 보컬리스트의 모범적인 솔로 앨범. 넬의 김종완이란 조력자가 함께 하고 있지만, 김성규는 이번 앨범을 통해 솔로 아티스트라는 자의식을 확실하게 강조하고 있다. 27살. 슬슬 아이돌이란 안정적인 울타리를 넘어 뮤지션을 꿈꾸기에 좋은 나이이지.
▶ 폰부스 미니앨범 ‘장난’= 가사에 담긴 세월호 참사, 쌍용자동차 해고, 군 의문사 등 우리 시대를 관통한 굵직한 사건들. 참담한 삶의 모습들이 마치 한 때의 ‘장난’처럼 취급되고 잊히는 현실을 질타하는 진중하면서도 유려한 사운드. 앨범 타이틀과 어울리지 않는 무게감이 돋보이는 앨범.
▶ 정엽 정규 3집 ‘메리 고 라운드(Merry Go Round)’= 깔끔한 멜로디에 더해진 재즈의 향기. 늘 그래왔듯 여유로움을 갖고 있으면서도 감미로운 보컬. 해질녘 카페에서 커피 한 잔에 기대어 듣기에 제격. 심야의 라디오에 귀를 기울이게 만들던 DJ를 잃은 것은 아쉽지만, 3년 만의 따뜻한 복귀는 반갑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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