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수미의 새 앨범 'Big Summer Night'은 정말 휴가 같은 앨범이었다.
듣는 것만으로도 설렘을 주는 독특한 분위기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
당장 광안리를 찾아가보고 싶을 정도로 말이다.
지난 주에 발매된 앨범을 들으며 안타까웠던 것은 몇 번을 반복해 들어도 감흥이 오지 않는 앨범들이 많았다는 사실이다.
에이핑크, 갓세븐, 구하라, 슈퍼주니어, 태진아, 더하임 등등.
인피니트가 그나마 들을만 했는데 최근에 나온 성규 솔로 앨범이 더 나았다.
<정진영의 이주의 추천 앨범> 24. 세이수미 ‘빅 서머 나잇’ 外
‘인서울’이 지상목표가 돼 버려 너도나도 서울로 올라오는 세상이지만, 반대의 움직임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제주는 이미 뮤지션들을 비롯해 많은 아티스트들이 둥지를 튼 곳입니다. 사우스카니발과 젠 얼론처럼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린 제주 출신 뮤지션들도 등장했죠. 이효리의 앨범 작업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던 김태춘과 밴드 지니어스로 미국과 일본 등지에서 해외투어를 벌이기도 했던 김일두는 부산 출신 뮤지션으로 부산과 서울을 오가며 활동 중입니다. 부산을 거점으로 활동 중인 세이수미는 최근 들어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뮤지션들 중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밴드 중 하나입니다.
세이수미는 지난 2012년 결성돼 지난해 10월 첫 정규 앨범 ‘위브 소버드 업(We’ve Sobered Up)’을 발표하며 이름을 알렸습니다. 세이수미의 데뷔 앨범은 서프록(196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 주를 중심으로 유행한 음악으로 비치 보이스(The Beach Boys)가 대표 뮤지션)을 표방했지만, 한창 단풍이 무르익어 가는 가을에 서프록은 철 지난 옷이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이수미는 국내에선 흔치 않은 음악으로 음악 마니아들 사이에선 꽤 입소문을 탔습니다.
지난해의 실수(?)를 만회하려는 듯 세이수미는 작심하고 여름 휴가철에 맞춰 새 앨범을 발표하는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긴장감을 주며 질주하는 앨범의 첫 곡 ‘파이트 더 샤크(Fight the Shark)’는 세이수미의 ‘여름밴드’ 선언문입니다. ‘배드 해빗(Bad Habit)’의 몽환적인 연주를 따라 부유하는 나른한 목소리와 ‘마이 프라블럼(My Problem)’의 간결하면서도 경쾌한 사운드는 바닷가와 맥주 생각이 절로 날 정도로 매력적입니다. 초저녁 바닷바람처럼 귓가를 부드럽게 스쳐 지나가는 ‘서머 나잇(Summer Night)’은 어떻고요. 적어도 이 앨범 앞에서 “여름엔 EDM이 최고”란 말은 하기 어려울 겁니다. 이 앨범은 정말 휴가 같은 음악이니까요.
세이수미는 오는 25일 오후 9시 부산 HQ광안(수영구 광안 해변로 237 테마타워 4층)에서 콘서트를 개최합니다. 이번 주말 부산으로 휴가를 떠나시거든 꼭 기억해두시길.
※ 살짝 추천 앨범
▶ 파라솔 정규 1집 ‘언젠가 그 날이 오면’= 적당히 ‘약을 빤’ 가사와 심각함 따위는 내려놓은 듯한 나른한 사운드. 그런데 이상하게 끌린다. 심지어 무책임해 보이는 앨범 재킷까지도. 정말 이들의 말대로 의지와 의미와 의식을 버리면 보이는 걸까.
▶ 인피니트 미니앨범 ‘리얼리티(Reality)’= 데뷔 5년차의 무게감을 염두에 둔 듯한 묵직한 사운드. 듣는데 불안함을 가질 필요가 없는 김성규의 강렬한 보컬과 이를 꼼꼼하게 뒷받침하는 남우현의 보컬의 조화. 무난함을 넘어 꽤 괜찮은 앨범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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