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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aftwerk [3-D The Catalogue]
역사에서 가정법은 무의미하다지만, 만약 1970년대 초에 크라프트베르크가 등장하지 않았다면 오늘날 전자음악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기술의 발전은 자연스럽게 다른 분야의 변화를 이끌기 때문에, 전자음악의 출현은 예정된 결과였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하지만 크라프트베르크의 출현이 없었다면 전자음악의 저변 확대와 대중화는 조금 늦어지지 않았을까. 크라프트베르크가 ‘전자음악의 아버지’로 불리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전자음악의 아버지’는 크라프트베르크에게 어울리지 않는 수식어일지도 모르겠다. 크라프트베르크는 여전히 활발한 현역이니 말이다. 크라프트베르크는 멤버 전원이 같은 복장을 하고 기계처럼 움직이고, 로봇을 무대에 대신 세우는 등 기행으로도 유명세를 떨쳤던 밴드다. 크라프트베르크는 곡의 길이가 4분을 넘어가면 견디기 어려워하는 요즘 세상에 다시 한 번 기행을 저질렀다. 무려 CD 8장 분량에 달하는 라이브 앨범을 내놓는 기행은 아무나 저지를 수 있는 기행이 아니다. 크라프트베르크가 뉴욕, 런던, 파리, 베를린, 도쿄, 시드니, 오슬로, 암스테르담 등의 세계 각지에서 펼친 3D 라이브를 이 라이브 앨범에 스튜디오 앨범의 연대순으로 담았다. 크라프트베르크를 세계적인 뮤지션 반열에 올린 대표작 [Autobahn]을 비롯해 [Radioactivity], [Trans Europe Express], [The Man-Machine], [Computer World],[Techno Pop], [The Mix], [Tour De France] 등에 수록된 대표곡들이 3D 기술의 옷을 입고 새롭게 탄생했다. 지난 2013년 크라프트베르크의 내한공연(사실상 마지막 내한공연이었던)을 관람하지 못했다면, 이 앨범은 아쉬움을 달래기에 좋은 선택이다. 반드시 고음질 음원을, 스피커 대신 헤드폰으로 청취하길 추천한다. 3D란 타이틀이 단순한 수식어가 아님을 깨닫게 될 테니. (정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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