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링크 : http://www.groovers.kr/column/LOTUSXy
Roger Waters [Is This The Life We Really Want?]
우리의 삶은 점점 나아지고 있는가. 기독교도들을 콜로세움에 맹수의 밥으로 집어넣던 고대 로마나 죄 없는 여자를 마녀로 몰아 불태워 죽이던 중세보다 나은 세상은 분명하지만, 이 질문에 쉽게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는 이는 많지 않을 듯하다. 구체적으로 뭐라고 꼬집어 말하긴 어렵지만, 우리의 삶이 과거보나 나아졌다는 느낌이 잘 들지 않는다. 오랜 세월에 걸쳐 음악으로 현대 사회의 모순을 신랄하게 꼬집어왔던 로저 워터스는 희수(喜壽)에 가까워졌음에도 세상을 너그럽게 바라보지 않는다. 25년 만에 내놓은 새 앨범의 제목부터 "이것이 우리가 진정 원하는 삶인가?"이니 말을 다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거침없이 비난하며 차별에 대한 반대 메시지를 던지는 ‘Is This The Life We Really Want?’를 비롯해 드론 전쟁의 도덕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Deja Vu’, 아메리칸 드림의 명암을 드러내는 ‘Broken Bones’, 난민 문제를 다룬 ‘The Last Refugee’ 등 로저 워터스는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부조리를 향해 가차 없이 독설을 쏟아낸다. 독설이 잔소리로 들릴만한 데도 반가운 이유는 앨범 곳곳에 깃든 과거의 음악적 색채 때문이다. 이 앨범은 로저 워터스의 신보라는 사전 정보 없이 감상한다면 우리가 몰랐던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의 앨범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반가운 사운드로 가득하다. 이 노장은 여기에 자신의 특기인 다채로운 음향 효과와 오케스트레이션 등을 더해 눈에 보이는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서정적이면서도 유려한 멜로디에 실린 노장의 읊조림은 음악에 극적인 깊이를 더한다. 이 앨범이 로저 워터스의 마지막 솔로 앨범이 아니기를 간절히 바란다. 앞으로도 노장의 잔소리를 듣길 원하는 이들이 전 세계에 널려 있으니 말이다. (정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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