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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하 헌정 앨범 [유재하 30년: 우리 이대로 영원히]
시대를 초월하는 명반은 단순히 좋은 음악을 담았다는 사실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다음 세대 뮤지션이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 음악을 담은 앨범. 명반으로 평가받는 앨범은 그런 음악을 담고 있다. 싱어송라이터 고(故) 유재하가 지난 1987년에 발매한 데뷔작이자 유작인 [사랑하기 때문에]는 명반으로 추앙받기에 모자람이 없는 앨범이다. 그 후로 3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지만, 대한민국 발라드는 이 앨범이 만들어 놓은 틀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헌정 앨범이 흔치 않은 이 땅에서 두 번째 헌정 앨범이 나왔다는 사실은, 그 자체만으로도 유재하의 위상을 잘 보여준다고 말할 수 있다.
이번 헌정 앨범에는 지난 1997년에 발매된 첫 번째 헌정앨범 [유재하를 추모하는 앨범: 1987 다시 돌아온 그대 위해]와 달리 이진아, 지소울, 뮤지, 블락비, 박재정, 수지 등 유재하와 직접적인 접점이 없는 세대들이 대거 참여했다. 그만큼 원곡을 해석하는 범위도 넓어졌고 완성물도 다채롭다. 순수한 감성을 극대화한 ‘그대 내 품에’, 서정적인 분위기를 잘 살린 ‘우울한 편지’, 간결한 편곡이 돋보이는 ‘그대와 영원히’ 등 원곡의 감성을 잘 살린 곡들도 있지만, 랩을 더한 신스팝으로 변신한 ‘우리들의 사랑’, 파격적인 편곡과 보컬로 제목을 다시 살피게 하는 ‘텅 빈 오늘 밤’, 힙합풍의 리듬을 담은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아카펠라로 변신한 ‘Minuet’ 같은 곡들도 있다. 원곡의 감성을 유지하며 참여 뮤지션의 개성을 더했던 첫 번째 헌정 앨범과 비교해 듣는 일도 흥미롭다. 오래전부터 유재하의 음악을 들어온 이들에겐 낯선 순간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강의 뒷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내듯, 그 또한 피할 수 없는 변화다. 돌이켜보면 유재하의 음악도 처음 등장했을 때 낯선 음악이었으니 말이다. 유재하의 후배들이 어떤 이들인지 확인하고, 또 이들이 앞으로 어떤 음악을 선보일지 지켜보는 일도 유재하를 추억하는 일 이상으로 흥미롭다. (정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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