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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 기사 및 현장/앨범 리뷰

블랙 캣 본스(Black Cat Bones) [Barbed Wire Sandwich]

by 소설 쓰는 정진영입니다 2018. 1. 31.

원문 링크 : http://www.groovers.kr/column/LOTUSX7



앨범명

블랙 캣 본스(Black Cat Bones) [Barbed Wire Sandwich]

원하는 음악을 들으려면 음반가게를 돌아다니며 발품을 팔거나 라디오 DJ에게 신청엽서를 보내고 기다려야만 했던 시절이 있었다. 스마트폰으로 음원사이트에 접속해 넘쳐나는 리스트를 보며 무엇을 들어야 할지 고민하는 요즘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음악을 귀하게 듣는 낭만이 사라졌다고 투덜거리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과거에 전설로 접했던 명반들을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은 기술의 발전이 가져온 긍정적인 변화가 아닐까. 재발매된 반세기 전 명반을 언제 어디서나 쉽게 고음질로 들을 수 있으니 말이다. 블랙 캣 본즈(Black Cat Bones)는 지난 1966년 영국 런던에서 결성돼 1971년까지 5년간 활동한 밴드다. 이 앨범은 밴드가 지난 1969년에 발표한 유일한 스튜디오 앨범이다. 활동 기간도 짧은 데다, 그 짧은 활동 기간에 비해서도 과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밴드가 블루스 록에 남긴 발자국은 얕지 않다. 기타리스트 폴 코조프(Paul Kossoff)와 드러머 사이먼 커크(Simon Kirke)는 헤비 블루스 록에 걸출한 결과물을 남긴 밴드 프리(Free)로, 베이시스트 스튜어트 브룩스(Stuart Brooks)는 사이키델릭 록 밴드 프리티 싱스(Pretty Things)로, 기타리스트 로드 프라이스(Rod Price)는 하드록 밴드 포거트(Foghat)로 자리를 옮겼으니 말이다.

 

오프닝 트랙 ‘Chauffeur’가 들려주는 깊은 보컬과 온기를 품은 기타 톤의 조화, 여유로우면서도 짙은 농도를 가진 블루스록 을 들려주는 ‘Death Valley Blues’, 변칙적인 구성에 더해진 강렬한 건반과 기타 연주의 조화가 귀를 잡아끄는 ‘Feelin‘Good’, 몸을 흔들 수밖에 없는 흥겨운 로큰롤 ‘Please Tell Me Baby’과 ‘Coming Back’, 곡을 하나하나 짚어 나가는 선명한 베이스와 기타 연주로 무게를 더하며 앞으로 펼쳐질 하드록의 방향을 예고하는 ‘Save My Love’ 등 이 앨범은 사이키델릭과 블루스를 결합한 훌륭한 록을 선보임으로써 멤버들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앞길을 터줬다 말할 수 있다. 블랙 캣 본즈는 록계에 훌륭한 산파 역할을 한 셈이다. 이 앨범을 들으며 그 흔적을 더듬어 거슬러 올라가는 과정도 즐거운 경험이 될 것이다. (정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