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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 기사 및 현장/앨범 리뷰

신설희 [Childhood]

by 소설 쓰는 정진영입니다 2018. 3. 14.

원문 링크 : http://www.groovers.kr/column/LOTUSX0



앨범명

신설희 [Childhood] 

좋은 뮤지션은 자신만의 풍경과 향기를 가진 음악을 만든다. 싱어송라이터 신설희가 음악으로 만들어내는 풍경은 새벽녘 비가 그친 숲 속이다. 그 풍경에선 습기를 머금은 활엽수의 짙푸른 향기가 느껴진다. 신설희는 현실과 몽환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자신만의 풍경과 향기를 담은 음악을 선보여왔다. 지난 2013년 첫 정규앨범 [Hills of the Time]을 시작으로 EP [일상의 잔상], 정규 2집 [Cinder Cone]까지 신설희는 퇴보 없이 양질의 디스코그래피를 부지런히 쌓아왔다. 이번에 신설희의 시선이 향한 곳은 자신의 어린 시절이다. 어린 시절은 세월이 흐를수록 희미하고 아련한 이미지로 재구성돼 기억에 남는다. 다시는 돌아갈 순 없지만, 그냥 흘려보낼 수도 없는 어린 시절. 신설희의 음악과 어울리지 않을 수 없는 주제다. 신설희의 새로운 싱글 [Childhood]는 점점 흐려져 가는 어린 시절을 향한 그리움을 신설희 특유의 음악적 풍경과 향기로 풀어낸다. 신설희는 새로운 싱글에 대해 "어린 시절에 대한 집착이 있기 때문에 잊을 수 없는 시간을 소중히 간직하려고 한다"며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과거에 집착하는 사람 같지만, 그냥 흘려보낼 수가 없어서 애절하지만 태연한 척 멜로디에 가사를 담아 노래를 만들어 불렀다"고 말했다. 신설희와 같은 어린 시절을 경험하지 않았어도 이 싱글에 공감하고 귀 기울일 수 있는 이유다.

 

[Childhood]는 비록 싱글이지만 내용물은 EP에 버금갈 정도로 꽉 차있다. 신설희가 쇼샤나(Shoshana)라는 이름으로 만든 셀프 리믹스 버전, Orb(aka 박기타)가 참여한 리믹스 버전은 오리지널 곡과 비교해 들으면 듣는 재미가 상당하다. 포크와 팝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왔던 신설희는 전작 [Cinder Cone]을 통해 어쿠스틱 사운드 위에 일렉트로니카를 올리는 시도를 했다. 신설희는 두 리믹스 버전을 통해 본격적으로 일렉트로니카와 엠비언트로 음악적 영역을 확장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신설희가 새로운 정규 앨범에선 어떤 음악을 들려줄지 기대하게 만드는 트랙들이다. (정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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