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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xon [Thunderbolt]
노장의 새로운 앨범 발매 소식을 접하면 설사 ‘추억팔이’일지라도 반가움을 감추기 어렵다. 과거의 영웅이 꾸준히 새로운 앨범을 발표하며 팬과 함께 늙어간다는 사실은 그 자체만으로도 낭만적이니 말이다. 그러나 개중에는 ‘추억팔이’ 수준을 뛰어넘어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의 자세로 전성기 못지않은 날카로움을 보여주는 노장들도 있다. NWOBHM(New Wave Of British Heavy Metal)의 거물 밴드 색슨(Saxon)의 새 앨범 [Thunderbolt]는 그런 작품이다. 색슨은 지난 1977년에 결성된 이후 40년 넘게 쉬지 않고 달리며 2~3년 간격으로 꾸준히 새 앨범을 발표해왔다. 이번 앨범은 색슨의 22번째 정규앨범이자, 색슨이 21세기에 발표한 8번째 앨범이다. NWOBHM의 대표주자인 주다스 프리스트(Judas Priest), 아이언 메이든(Iron Maiden)이 색슨보다 잘 나갔을진 몰라도 부지런하진 못했다.
현대적으로 진화한 색슨이 무엇인지 정의를 내리려는 듯 강렬한 사운드로 앨범의 초입을 다지는 ‘Thunderbolt’, 날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을 직선적이면서도 날카로운 사운드로 엮어낸 ‘The Secret Of Flight’, 흡혈귀 영화의 고전 캐릭터 ‘노스페라투’를 주제로 펼친 장엄한 서사시 ‘Nosferatu (The Vampires Waltz)’, 시종일관 몰아붙이는 파괴적인 사운드와 스피드가 멤버들의 나이를 의심하게 하는 ‘Sniper’ 등 이 앨범에는 진부함과 새로움의 경계선을 절묘하게 오가는 매력적인 곡들이 가득하다. 모터헤드(Motorhead) 대표곡 ‘Ace Of Spades’의 기타 리프와 드럼 연주가 슬쩍 더해진 ‘They Played Rock And Roll’에선 문득 전율이 인다. 레미 킬미스터(Lemmy Kilmister)의 죽음으로 활동을 멈춘 모터헤드를 향한 오마주인 이 곡은 헤비메탈로 드러낼 수 있는 가장 인상적인 오마주로 꼽힐 만하다. 밴드의 원년 멤버인 보컬리스트 비프 바이포드(Biff Byford)와 기타리스트 폴 퀸(Paul Quinn)은 이제 칠순을 앞두고 있으나 세월에 열정을 양보할 마음이 전혀 없는 듯하다. 밴드의 전성기였던 80년대와 90년대에 비해 사운드가 더욱 무거워졌으니 말이다. 이들이 칠순을 넘긴 뒤 어떤 앨범을 선보일지 벌써 기대된다. 다음 앨범 걱정을 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어차피 이 노장은 죽기 전까지 활동을 멈출 생각이 없어 보이니 말이다. (정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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