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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후기

사무실에 ‘식물벽’ 만들었더니… 피로가 사라졌다

by 소설 쓰는 정진영입니다 2019. 6. 12.

자연을 실내로 들일 수 있는 매우 현실적인 방안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참고할 내용이 많다.





‘식물예찬’은 우리가 일상에서 식물을 가까이하면 삶이 개선된다며 지속해서 자연을 가까운 곳에 둘 수 있는 방안으로 ‘식물벽’을 제안한다. 더난출판 제공


- 식물 예찬 / 예른 비움달 지음, 정훈직·서효령 옮김 / 더난출판

진료실에 화분 들였더니

의사들 두통 45%나 줄어

식물과 접하면 건강 입증

도시서 숲 산책 쉽지않아

실내에 식물·조명 설치뒤

신선한 공기 흡입이 최선

미세먼지 제거에도 탁월


최근 들어 인근에 공원이나 숲이 조성된 아파트 단지는 부동산 시장에서 ‘숲세권’으로 불리며 ‘역세권’ 못지않은 고가를 형성하고 있다. 편리함을 넘어 쾌적한 주거 환경을 향한 열망이 낳은 새로운 풍경이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도시로 모여든 현대 인류는 왜 다시 식물로 눈을 돌리는 걸까. 우리가 일상에서 식물과 가까워질 방법은 없는 걸까. 이 책은 이 같은 의문에서 출발해 인간과 식물의 관계를 돌아보고, 식물을 생활 공간으로 끌어들일 현실적인 방식을 독자에게 제안한다.

30년 이상 건강한 생활 환경을 연구해 온 저자는 우리가 일상에서 느끼는 피로가 자연의 결핍에서 온다고 주장한다. 저자에 따르면 인류가 식물을 선호하는 마음은 본능이다. 식물이 우거진 숲은 초기 인류가 맹수로부터 몸을 숨기고, 신선한 물과 식량을 구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임을 알리는 표지였다. 인류가 자연에서 벗어나 지금처럼 실내에서 주로 생활하게 된 역사는 전체 인류의 역사에서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초기 인류와 현재 인류 사이에 생물학적 차이점이 거의 없으므로, 우리가 식물을 보면 편안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게 저자의 논리다.



“우리가 식물이 무성한 삶을 상상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우리 내면의 존재는 우리가 거울 앞을 지날 때마다 보는, 말끔하게 잘 차려입은 생명체가 아니다. 생물학적 측면에서 우리는 아프리카 밀림에 살았던 때와 그렇게 많이 바뀌지 않았다.”

저자는 다양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식물이 우리에게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를 논증한다.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의 연구진이 폼알데하이드·트라이클로로에틸렌·일산화탄소 등 유해물질이 존재하는 밀폐된 공간에 식물을 들여놓고 공기 질을 조사한 결과, 식물이 공기 중의 유해물질을 흡수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연구 결과에 주목한 저자는 이런 효과가 실험실이 아니라 평범한 생활환경에서도 나타나는지 알아보기 위해 노르웨이생명대학 연구진과 함께 새로운 실험을 설계했다. 저자와 연구진은 노르웨이 오슬로시의 한 병원에 근무하는 방사선과 전문의들의 진료실에 식물 화분을 배치했다. 3개월 후 전문의들의 건강 상태를 조사한 결과 피로도는 32%, 머리가 무거운 증상은 33%, 두통은 45%, 현기증은 25%, 눈이 따가운 증상은 15%, 목이 간지러운 증상은 22%, 기침은 38% 줄어들었다. 고작 식물 화분을 배치한 게 전부였는데도 말이다.

“피로를 물리치는 데, 집중력을 유지하려고 분투하는 데, 통증을 면하는 데 소중한 기력을 소모해버리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이런 일들을 간단한 방법으로 예방할 수 있다. 자연 결핍으로 우리는 병에 걸리고, 식물과 일광에 노출되면서 다시 건강해진다.”

아무리 자연이 아름다워도 자연 그 자체를 실내로 들일 순 없는 노릇이다. 사실 자연은 각종 재해, 전염병, 맹수의 습격 등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많아 인류에게 위협적인 환경이다. 저자는 인류가 생존을 위해 부득이하게 자연으로부터 멀어졌다고 주장한다. 자연으로부터 멀어진 생활 공간은 인류에게 안전을 보장해줬지만, 일상에 자연 결핍이란 부작용도 함께 가져왔다. 저자는 현재 우리가 도시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현실을 전제로 두고, 자연을 실내로 들이는 지속 가능한 방안을 모색한다. 

저자가 제안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식은 ‘식물벽’ 설치다. 숲속을 걸으면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면역력이 강화되며 집중력이 높아지지만, 바쁜 도시 생활에서 숲속 산책을 즐기긴 쉽지 않다. ‘식물벽’은 실내 공간의 벽에 식물과 적절한 조명을 설치하고 최소한의 노력으로 돌보면서 깨끗하고 신선한 공기를 즐기는 방식이다. 집 안에 화분을 두는 방식과 비슷해 보이지만, 화분처럼 공간을 차지하지 않는다는 점이 다르다. 저자는 식물이 실내 공기 정화에 효과가 있다는 주장에 관한 다양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고,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데 탁월한 식물을 선택하고 관리하는 방법을 쉽고 상세하게 알려준다.

“벽에서 자라는, 걸어놓는 식물을 이용하는 한 가지 장점은 그 식물이 아주 독특한 방식으로 당신이 사는 곳의 일부가 된다는 것이다. 식물들이 더 이상 청소기를 돌릴 때마다 옮겨야 하는 성가신 물건이 아니게 되면, 당신은 여러모로 그 존재를 잊어버릴 수 있고 원하는 때만 쳐다볼 수 있다.”

사무실에 저자가 제안한 ‘식물벽’을 설치한 구글 노르웨이 지사장 얀 그론벡은 “이제 사무실에서 피로를 전혀 느끼지 못하고, 직원들의 단기 병가도 줄어들었다”며 그 효과에 놀라움을 표한다. 도시에 살며 하루 대부분을 실내에서 보내는 독자라면, 저자의 제안이 쉽고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279쪽, 1만6000원. 

정진영 기자 news119@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