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22일 저녁 7시 52분, 내 첫 직장 충청투데이에서의 마지막 업무를 마쳤다.
난생 처음 사직서라는 것도 써봤다. 이미 몇 주 전부터 느낀 바이지만 퇴사는 입사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나는 지난 21일 헤럴드경제로부터 수습기자 공채 최종 합격통보를 받았다.
임원실부터 시작해 총무부, 디자인부, 논설실 등 사옥에 마련된 사무실이란 사무실은 모두 돌며 작별 인사를 나눴다.
다들 그동안 힘들게 일했다며 격려의 말을 건넸지만 단 한 번도 힘들다고 느낀 일이 없을 정도로 나는 충청투데이에서의 일상이 좋았다.
충청투데이에서의 일상은 내게 있어 매일매일이 즐거운 나날의 연속이었다.
심지어 쉬는 날에도 별 일 없으면 회사에 와서 놀다갈 정도였으니 말이다.
좋은 사람들과 정을 떼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음을 같이 일했던 동료들의 면면을 바라보며 뼈저리게 느낀다.
앞으로 정말 이렇게 따뜻하고 좋은 사람들을 다른 곳에서 또 만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마음 같아선 충청투데이 조직을 그대로 들어내 서울 광화문 한복판에 가져다 놓고 싶지만 꿈 같은 이야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떠날 수밖에 없다.
내 궁극적으로 원하는 바는 서울에서 취재기자로 일하는 것이지만 이 곳에선 안타깝게도 원시적 불능인 일이다.
지난 2009년 고향으로 내려올 당시 나는 홀로 계신 아버지가 걱정돼 내려왔는데 이제 아버지 옆엔 좋은 분이 계시다.
고향으로 내려온지 2년 1개월여 만에 다시 서울로 올라간다.
집보다 더 편하게 느껴졌던 충청투데이를 떠나, 늦은 나이에 막내로 들어가 바닥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헤럴드경제에서의 일상이 어떻게 전개될지 매우 긴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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