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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국토종주/동해안 자전거길 종주(2019)

(2019.08.26.) 해안도로가 아니면 산길이더라(강릉 정동진~울진 버스터미널)

by 소설 쓰는 정진영입니다 2019. 9. 1.



석간기자의 직업병 때문에 늦잠을 자고 싶어도 자지 못한다.

그럴 때엔 그냥 일찍 일어나서 떠나는 게 낫다.






예전에 준면 씨와 정동진에 왔을 때 아침으로 먹었던 초당두부백반을 해장용으로 먹었다.

아침에 부담없이 해장하기에 딱인 음식이다.







날이 좋다!





다음 인증센터가 있는 동해 망상해변으로 가는 길은 초입부터 업힐이었다.

이른 아침부터 땀이 비 오듯 쏟아지더라.

동해안 자전거길에서 바다와 인접한 길이 아니면 대부분 산길이라고 보면 된다.

이틀 간 다리에 누적된 피로 때문에 페달을 밟기도 쉽지 않았다.

힘든 하루가 되겠구나 싶었다.





강원도 구간에서 유난히 눈에 많이 띄었던 사위질빵.

다른 지역에선 흔히 보기 어려운 꽃인데 강원도 구간에는 널려 있었다.







첫번째 업힐을 넘자 나온 심곡항.

그래! 이 맛에 동해안을 달리는 거지!





오늘 목적지인 울진까진 91km가 남았다.

동해안 자전거길은 상당 구간이 이렇게 7번 국도 등 공도와 겹친다.

공도와 겹치는 구간은 힘이 빠진다.





파란 실선이라도 제대로 표시돼 있으면 헷갈리지 않을 텐데, 안내판은 커녕 실선도 없는 구간이 허다하다.

앞으로 개선돼야 할 부분이다.









동해 망상해변 도착!

이곳의 인증도장은 독특하게도 잉크를 내장한 스탬프였는데, 지금까지 만난 인증도장 중 최고였다.

수첩에도 선명하게 찍히고.

망상해수욕장은 이름이 없는 곳도 아닌데 휴가철이 끝나니 사람이 없어도 너무 없더라.






동해안은 이렇게 휴양지를 따라 영동선 철도가 이어져 있다.

나중에는 열차를 타고 편안하게 바다를 바라보며 여행을 해보고 싶다.






망상해변과 멀지 않은 곳에 있는(10km) 동해 추암촛대바위 인증센터에 도착.






인증센터는 동해와 삼척의 경계선에 있었다.





촛대바위를 사진으로 담아 봤는데 너무 허접하다.

게다가 배경에 배들이 너무 많고.





'해가사(海歌詞)의 터'에서 내려다 본 동해안.

해가사의 터는 '삼국유사' 중 '수로부인전'에서 전하는 '해가(海歌)'라는 설화를 토대로 조성된 곳이다.

딱히 설화와 연관된 콘텐츠란 느낌을 받진 못했다.





낮에는 나무 그늘이 진 고저차 없는 포장도로가 힐링 도로다. 






생긴 모양도 고소하게 생긴 참깨꽃.






오르막에 위치한 삼척 한재공원 인증센터.






인증센터에서 내려다 본 동해안.

그러나 여긴 시작에 불과했다.

동해안 자전거길 중 가장 난코스가 한재공원과 마지막 인증센터인 임원 인증센터 사이 구간이란 정보를 이미 들은 터라.

오늘 고생은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시작이다.






강원도에선 맥문동은 거의 보이지 않고, 맥문동과 비슷한 모양의 꽃을 피우는 무릇이 많이 보였다.

무릇을 한꺼번에 이렇게 많이 보는 일은 처음이었다.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업힐.

이런 업힐이 대여섯개가 반복된다는 정보를 이미 입수한 터라 힘을 빼지 않으려고 바로 끌바를 했다.





임원까지 향하는 구간은 오르막을 올랐다가 내리막을 내려오면 항구를 만나는 일의 반복이었다.






으아! 이번에는 경사가 7% ㅜ






끌바를 하며 천천히 이동하니 잔대와 같은 약초도 보이더라.


 






내리막이 반갑지 않다.

또 오르막이 나타날 테니 ㅜ






산에서 찍은 사진이 아니다.

한재와 임원 구간에선 이런 풍경을 자주 볼 수 있다.

오르막이 많으니 ㅜ






우화한 흔적만 남긴 매미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드디어 강원도 구간 마지막 인증센터인 임원 인증센터가 보인다.

인증센터가 오르막의 쌩뚱맞은 곳에 있어서 황당했다.

왜 이런 곳에 인증센터를 설치했지.








동해안 자전거길 강원도 구간을 2박 3일만에 종주 완료했다.








동해안 자전거길 경북 구간은 임원 인증센터에서 30km 넘은 곳에 떨어져 있다.

원래 동해안 자전거길은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부산까지 연결될 예정이었는데, 현재 강원도와 경북 일부 구간만 조성된 어정쩡한 형태다.

강원 구간과 경북 구간은 공식적으로 이어져 있지도 않다.

자전거를 타고 가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내륙으로 길이 연결돼 있다.

내륙으로 길이 연결돼 있다는 건 오르막과 산길이란 의미다.


임원에는 시외버스정류장이 있어서 울진으로 다니는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많은 라이더들이 임원에서 경북 구간이 시작되는 울진 사이를 시외버스로 이동한다.

버스는 아침과 저녁 하루에 딱 두 번 다니더라.

시간을 맞추지 못하면 낭패다.

나는 오후 8시40분 티켓을 끊었다.






임원항에서 2시간가량 기다린 끝에 울진으로 향하는 버스를 탔다.

덕분에 울진까지 편하게 이동했다.





이날 이동 거리는 지도 상으로는 115.4km이지만 버스로 이동한 35km가량은 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