씁쓸하면서도 따뜻한 온도를 가진 연애소설 모음이다.
단편 세 편을 모은 책이니 양은 가볍지만 내용까지 가볍진 않았다.
작가는 연인, 신혼부부, 돌싱을 각 단편의 주인공으로 내세워 사랑이라는 감정의 밑바닥을 섬세하게 들여다본다.
주인공들은 선량해 보이지만 사랑에 있어선 꽤 이기적이다.
연인의 비혼 선언을 받아들이지 못하지만 그 이유에 관해선 깊이 생각해보지 않고, 사랑으로 연인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으며 결혼했다가 혼란을 겪으며, 자기 마음대로 결혼을 밀어붙였다가 자기 마음대로 이혼을 결정한다.
계획대로 되는 건 없는데 계획대로 하려다가 괴로워한다.
주인공들을 작가는 우리가 상대방을 잘 안다고 생각하는 게 얼마나 큰 착각인지, 이해라는 이름으로 얼마나 많은 오해를 하는지 보여준다.
연애는 내가 생각하는 사랑과 상대방이 생각하는 사랑이 일치할 수 없다는 걸 깨닫고 차이를 조율하는 과정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도 새로운 연애를 할 때면 지난 실패를 까맣게 잊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사랑이란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마음보다는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마음에 가까운 감정이 아닐까.
표제작 '러브 플랜트'에서 식물을 키우듯 조심스럽게 새로운 사랑을 지켜보며 기다리는 이혼남을 보고 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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