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김애란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이자 무려 13년 만에 내놓는 새 장편소설이다.
이 작품 역시 작가의 첫 장편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처럼 10대 청소년을 등장인물로 내세운 성장소설이다.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이중 하나는 거짓말’은 등장인물들의 선생님이 제안한 게임으로, 자신에 관한 다섯 가지 정보를 말하면서 거짓말 하나를 끼워 넣는 게 규칙이다.
등장인물들은 거짓말을 공유하면서 서로를 의심하고 때로는 이해하면서 점점 성숙해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말과 글이라는 게 그렇다.
진실이든 거짓이든 말과 글에는 발화하거나 쓰는 사람이 묻어난다.
감추려 애쓰면 드러나고, 드러내려고 애를 쓰면 감춰진다.
서로의 거짓말이 점점 진실에 가까워지는 모습과 등장인물들의 심리 변화를 그리는 작가의 필치가 간결하면서도 섬세하다.
즐겁게 읽었다.
가독성도 훌륭하고 작가 특유의 문장이 주는 여운도 길다.
하지만 만족스러웠느냐는 물음에는 그렇다고 답하지 못하겠다.
전작 『두근두근 내 인생』도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그러니 영화로도 만들어지고 화제를 모았겠지.
다만 이른 나이에 화려하게 등단해 받을 수 있는 모든 문학상을 휩쓴 '젊은 거장'의 첫 장편소설이라기엔 가볍다는 인상을 지우긴 어려웠다.
13년이라는 세월에서 작가의 부담감이 느껴졌다.
제목에서 긴장감이 느껴져, 작가가 새 장편소설로 그 인상을 뒤집어주길 바랐는데, 아쉽게도 뒤집진 못했다.
담긴 내용은 많은데 뭔가 허전하다.
단편이 훨씬 매력적인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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