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사랑하는 여러 국내외 여러 작가와 작품에 관해 쓴 독서 산문집이다.
제목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 지었다.
다소 길지만 장바구니에 집어넣도록 강력하게 유혹하는 제목이다.
어떤 책이든 그렇지 않겠느냐마는, 산문집의 주제는 작가가 정말 좋아하는 주제여야 한다.
다른 책은 몰라도 산문집은 그런 주제가 아니면 절대 편안하고 좋은 글이 나오지 않는다.
작가는 로베르토 볼라뇨의 『전화』를 시작으로 다카하시 겐이치로, 하라료 등 본인에게 많은 영향을 준 다양한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즐겁게 풀어놓는다.
여기서 방점은 '즐겁게'에 찍혀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작가가 이 산문집에 인용한 작품을 얼마나 즐겁게 읽었는지 느껴진다.
그래서 이 산문집은 단순한 감상을 넘어 어떤 책은 어떻게 읽는 게 좋은지 알려주는 독서 가이드북이기도 하다.
어떤 소설을 읽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면 참고할 부분이 많은 산문집이다.
이 산문집이 내가 지금까지 읽은 작가의 소설보다 훨씬 잘 읽히고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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