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중음악 기사 및 현장/음악 및 뮤지션 기사

(인터뷰) 유승찬 “‘엄친아 대신 ‘음악청년’ 으로 기억되는 가수 되고파”

by 소설 쓰는 정진영입니다 2013. 2. 5.

'엄친아' 선입견이 무섭다.

매우 소탈하며 겸손한... 그러나 음악적 열정만큼은 누구보다 강한 사람.

'엄친아' 선입견을 가지고 인터뷰에 임했던 게 미안해서 함께 술 한잔 했다.

 

 

 

유승찬 “‘엄친아 대신 ‘음악청년’ 으로 기억되는 가수 되고파”

 

 

유승찬이란 이름을 듣는 순간 많은 사람들이 “누구지?”라며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지난 2008년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했던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에 삽입돼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부른 가수라고 설명하면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는 한 가지 질문을 덧붙일 것이다. “그 ‘엄친아(모든 조건을 갖춘 완벽한 남자, ‘엄마 친구 아들’의 준말)’ 맞지?”

가수 유승찬(31)이 오는 8일 미니앨범 ‘드라이브(Drive)’를 발표하며 컴백한다. 그는 지난해 8월 군복무를 마친 후 줄곧 새 앨범 준비에 시간을 쏟았다. 제대와 동시에 활동을 재개하는 다른 남성 가수들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앨범 제작에 오랜 시간을 들인 이유에 대해 그는 “작곡가, 작사가, 연주자 섭외를 비롯해 앨범 제작의 모든 부분을 홀로 감당했다”며 “직접 발로 뛰어야하는 일이 많다보니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쑥스러워했다.

앨범 제작의 모든 과정을 홀로 했다는 말이 의아했다. 유승찬은 히트곡 ‘그대를 사랑합니다’만큼이나 ‘엄친아’로 유명하다. 그는 자동차 내장재를 생산하는 동광그룹 유내형 회장의 막내아들이자 유학파다. 그가 ‘엄친아’ 답지 않게 홀로 앨범 제작을 위해 뛰어다닌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제대하고 나와 보니 소속사가 사라졌다”고 웃으며 “여태까지 해온 음악으로 나를 설명하긴 부족했단 생각에 앨범에 내 목소리와 생각을 많이 담고자 노력했다. 그래서 1인 기획사(JSN엔터테인먼트)를 세웠다”고 설명했다. 1인 기획사라지만 직원 하나 없이 자신의 방을 사무실로 쓰고 있다. 그는 지난 2010년 군 입대 당시 미국 시민권자의 혜택을 포기하고 늦은 나이에 현역으로 자원입대했다. 그는 “군 복무 기간은 오히려 함께 복무한 박효신, 다이나믹듀오 등 선배와 동료 가수들로부터 음악적으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며 웃었다. 고생을 사서 하는 타입인 셈이다. 선입견만큼 무서운 것도 없다. 

 

고군분투하던 그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사람은 이승철의 ‘긴 하루’, 윤도현의 ‘사랑했나봐’ 등을 만든 작곡가 전해성이었다. 유승찬은 “전 작곡가는 작곡뿐만 아니라 다른 작곡가 및 연주자, 뮤직비디오 감독 섭외 등 혼자선 불가능했던 많은 일들을 도와줬다”며 “곡을 녹음할 때마다 일일이 챙겨주는 등 음악적으로 황홀한 경험을 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앨범엔 전 작곡가가 작곡한 미디움 템포의 타이틀곡 ‘드라이브’를 비롯해 5곡이 실렸다. 전 작곡가 외에 김세진, 방경호, PJ, 김진훈 등 히트 작곡가들이 앨범에 힘을 보탰다.

히트곡 ‘그대를 사랑합니다’와 ‘엄친아’ 이미지 때문에 유승찬이란 본명으로 활동을 재개하기 부담스럽지 않았을까? 유승찬은 “이 세상을 뒤엎는다고 해서 ‘엄친아’ 이미지가 바뀌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하며 “예명 대신 내 이름 석 자로 음악과 정면승부를 하고 싶었다”고 속내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번 앨범은 ‘음악청년’으로서 유승찬의 시발점”이라며 “대중이 내 이름 석 자를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 인정할 때까지 음악을 할 생각”이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