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가 마장동 부근에 이르면 옛 청계천변 판잣집을 재현해 놓은 곳을 만날 수 있다.
예전에 이미 여러번 들어가본 곳이라 그냥 지나치려 했지만 이왕 나온 게 아까워서 판잣집으로 향했다.
판잣집으로 올라가다가 아래로 찰칵!
이미 판잣집 안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리모델링만 잘하면 이렇게 집을 지어서 살아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판잣집 체험관답게 내부에는 옛 물건들이 즐비하다.
교복부터 교련복까지~
어휴~ 곤로도 보이네?
나도 소싯적에 곤로 기름냄세 많이 맡았었지..
옛날 분유통에 담긴 우량아 모델들.
저 해피라면과 코코아.. 추억 돋네..
골동품들.
나이 지긋한 분들이 여럿 들어와 옛날 얘기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셀카 찰칵!
서울시민들이 익숙한 도심과 자연이 조화를 이룬 청계천 풍경은 이쯤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이 부근부터 오가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진다.
부럽고 눈꼴 시린 광경.
얼른 시집장가 가시게나~ 한 사람 붙들고 10년 가까이 연애해도 소용없는 게 남녀관계더라.
아~ 이 청계천스러운 모습.
에라이!!!
에라이 ㅜㅜ
절반쯤 왔구나.
월척이다!!
저 건물은 5년 전에도 공사 중이더니 아직도 공사 중이로구나.
5년 전에도 공사가 중단돼 흉물스러웠었는데, 지금은 뭔가 건물 꼴을 갖춘 모습이다.
청계천 오리들은 새끼들도 겁이 없구나!
귀여운 녀석 ㅋㅋㅋ
학익진 대형을 유지하며 이동하는 오리새끼들
참으로 흔한 들꽃인데 올들어 처음 만난 개불알풀.
옛 청계고가도로의 흔적만 남은 교각.
영구보존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신설동에 이르러서 잠시 빠져나와 황학동 풍물시장으로 향했다.
물건을 사려는 건 아니고 조금 출출해서 말이다.
역시 오래된 물건들은 황학동에 가야 많다니까?
언제쯤 주인을 찾으려나..
저 앞의 노인분은 지갑에서 10만원 짜리 수표를 몇 장 바로 꺼내 무언가를 구입하고 있었다.
통큰 할아버지.
혼자서 죽치고 앉아 먹기는 어색해서 포장마차를 이용하기로 했다.
간단한 점심 메뉴는 냉막걸리 한 잔과 번데기.
합계 2000원인데... 당시 계산을 할 때 1만 원을 냈는데 집에 돌아와 거스름돈을 세어보니 9000원이었다.
돌아가서 1000원을 돌려주기 뭐해서.. 그냥 먹어버릴란다.
막걸리 한 잔 마신 뒤 다시 출발!
물가 옆에 뿌리를 내린 붓꽃.
창포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붓꽃이라는 이름이 더 예쁘지 않나?
이 동네 새들은 사람을 겁내지 않는다.
내가 가까이 다가가도 왜가리는 미동조차 없이 물 속만 들여다 볼 뿐이었다.
그러다가 녀석이 갑자기 부리를 전광석화처럼 물속으로 꽂아넣었다.
오호! 이 녀석 피래미를 잡았다.
사냥에 성공한 뒤 마치 자랑이라도 하듯이 나를 쳐다보며 가오를 잡는 왜가리.
두산타워가 눈에 들어왔다.
이상하게 두산타워만 눈에 들어오면 청계광장에 다 온 느낌이다, 사실 한참 남았는데 말이다,
새팔자 상팔자.
도심에 가까워질수록 오가는 사람들이 확실히 많아진다.
나의 영혼 물어다 줄 평화시장 비둘기~
사람들이 많아지는만큼 다리의 수도 점점 늘어난다.
여긴 '새벽다리'.
여긴 '세운교'
여긴 '수표교'.
한화빌딩이 보이는 걸 보니 정말 다 왔구나.
시원해보이는 인공 폭포이지만 비린내가 심하다.
마침 이 날은 부처님오신날이어서, 곳곳에 연등이 달려 있었다.
드디어 끝이 보이는구나!
잠시 추모하며...
다왔다!!
청계광장에 무사히 도착!
머릿 속에서 날 괴롭히는 변화를 향한 막연한 욕구의 정체는...
걸어도 드러나지 않았다. 뭐 이미 예상했다.그런게 쉽게 드러날리가 있나.
그래도 5년 만에 걷는 청계천은 좋았다. 앞으로 종종 걸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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