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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1번 국도 도보여행(2009)

서울에서 대전까지 두발로 걸어가기 : 첫째날 - 2009년 6월 19일 (Part 2)

by 소설 쓰는 정진영입니다 2009. 11. 20.

 

 

 

 

 

나를 거창하게 맞아주는 수원

 

 

 

 

 

 

수원에 들어오자마자 휴게소가 있었다.

휴게소가 있으면 냉커피도 있으리라!!

 

 

 

휴게소 입구에 피어있던 왕고들빼기꽃

 

 

 

 

내가 원한 것은 이게 아닌데...

얼음이 담긴 편의점표 냉커피인데..

아쉬운대로 마셨다. 가격은 1000원

 

 

 

 

오후 6시..

 

이제는 저렇게 적혀있어도 믿지 않는다.

오산이 근처라고요? 호호호~

표지판을 보고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그것은 오산이죠~ ㅋㅋㅋ

 

아버지께 전화를 드렸다. 아버지께는 대전까지 걸어간다고 말씀을 드리지 않았다. 혹시 걱정하실까봐..

어머니가 돌아가신후 점심때 저녁때 하루에 2번은 꼭 전화를 드린다. 하루도 빼놓지 않고..

혹시라도 끼니를 거르실까봐 말이다. 내가 전화를 한다면 거르시지는 않으실테니까...

 

Prince의 Purple Rain앨범을 듣기 시작했다.

정말 멋진 앨범이다. 내가 아는 한 가장 섹시한 노래가 담긴 앨범이다.

특히 마지막 트랙 'Purple Rain'의 기타 솔로는 레드 제플린의 'Stairway to heaven'을 제외하고 나를 흥분하게 만드는 유일한 기타솔로다. 너무나 멋진 기타 솔로다.

 

 

 

 

홈플러스에 도착했다. 잠시 안에 잇는 화장실에 들러 나오는데 반대편에 미스터피자가 보였다!

그래서 바로 건너갔다.

 

 

 

 

길을 걷다 만난 근영양.

얼굴만 봐도 힘이 나고 기분이 좋다.

 

 

 

 

오후 6시 40분 수원 종합운동장에 도착했다.

 

 

 

 

여기서 자유시간을 하나 까서 먹었다.

너무 달아서 먹는데 고역이었다.

하지만 다 먹었다. 몸이 축나지 않으려면 먹어야지.

 

 

 

 

 

 

길가에 피어있던 끈끈이대나물 꽃

 

 

 

 

길을 걷다 순간 멈칫했다. 배추흰나비 애벌레가 인도를 기어가고 있었다.

사람이 많이 지나다니는데 그대로 두었다가는 밟혀 죽을 것 같았다.

 

 

 

 

그래서 데려다가 이파리위에 놓아주었다.

잘자라서 예쁜 나비가 되거라~

나중에 박씨라도 물어오면 더 좋고~

 

 

 

 

근처에 피어있던 흰초롱꽃

 

 

 

 

오후 7시 10분

앞에 무언가 멋진 게 보였다.

수원 화성의 창룡문이었다.

 

여기서 지난 5월에 나온 백두산 형님들의 4번째 앨범 'Return of the king'앨범을 듣기 시작했다.

멤버들 평균나이가 50이 넘는다. 기타리스트 김도균 형님을 제외하면 모두 50대 중반이다.

음악이 엄청 특이하거나 대단하지는 않다.

하지만 그 나이에 이런 음악을 하는 무지션이 우리나라에 있었나.

'갈테면 가라지', '꽃배 블루스' '여자야'를 부르던 유현상 옹이 샤우팅을 질러대는 게 너무가 반갑다.

 

1986년에 나온 백두산 데뷔 앨범과 1987년 에 나온 백두산 2집을 1997년에 접했을때 그 충격을 잊을 수 없다. 1집은 너무 완성도가 어이없이 낮아서 놀랬고 2집은 너무 잘 만들어서 놀랬다. 그전에도 그 이후 몇 년 동안에도 이보다 더 헤비한 앨범도 완성도 높은 앨범도 없었다. 'Up in the sky', '주연배우', 'Women driving highway'등을 부른 그때도 이 형님들은 나이든 30대 중반이었다.

 

동영상으로나마 이 형님들의 라이브를 보았다.

올해 56살인 유현상 옹이 샤우트를 멋지게 지른다.

눈물나게 멋있다. ㅜㅜ

 

 

 

 

 

 

창룡문 부근의 정경...

텔레토비 동산처럼 정겹다.

 

 

 

 

멋지다!

 

 

 

 

드디어 천안을 가리키는 표지판이 보인다. 61km미터가 남았다.

 

 

 

 

이 자전거의 주인에게 위로를...

 

 

 

 

오후 7시 58분 남수원 전화국에 도착했다.

여기서 조윤의 'Mobius Strip' 앨범을 듣기 시작했다.

이 앨범은 늘 나를 몽롱하게 만든다..

 

 

 

 

오후 8시 28분 수원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여기서 좀 쉬어가야 겠다 마음을 먹고 안으로 들어갔다.

 

 

사람들이 많다.

 

 

나는 생수 한병과 아이스크림을 하나 집어들었다.

 

 

아이스크림을 먹다가 셀카한장~

지금은 이렇게 미소 짓고 있지만 곧바로 무서운 일이 닥칠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오후 8시 46분 다시 출발

 

 

 

어라!

더이상 인도가 없다!

나는 갓길로 걸었다.

덤프트럭, 관광버스등 덩치큰 차들이 마구 달려온다.

이후 1시간 넘게 나는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

낮이라면 몰라도 밤에 다가오는 수많은 차들은 공포 그자체였다.

아까는 힘들어서 어디 앉아 쉬고 싶었는데 여기서는 전혀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나는 아무곳에도 고개를 돌리지 않고 그저 앞만 보고 걸었다.

 

아까처럼 사색따위를 하며 걸을 수 없었다.

사색을 했다가는 내 얼굴이 사색이 될테니까..

 

 

미치겠다..

 

 

약 20분을 걷다가 인도를 발견했다.

평생 이때처럼 인도가 반가운 적이 없었다.

그러나... 저 앞에 보이는 버스 정류장이 끝나자마자..

 

 

인도는 다시 끊겼다. ㅜㅜ

이후 40분 이상을 나는 갓길에서 차들을 피하며 걸어야 했다.

 

 

오후 9시 22분 화성시 도착.

기분좋은 화성시? 하나도 좋지 않다 ㅜㅜ

이후 인도를 발견하기 까지 20분을 더 걸어야했다.

 

 

드디어 대전이 보인다..

아직 128km미터나 남았다. ㅜㅜ

 

 

오후 9시 42분 드디어 인도를 발견했다. ㅜㅜ

혹시라도 끊기는 것 아닌가 걱정했지만 인도는 도심까지 이어져있었다.

일단 숙소를 찾아야 했다. 모텔등은 많이 보였지만 그곳에서 비싸게 자고 싶지 않았다.

뜨거운 탕속에서 몸을 풀고 싶어서 찜질방을 찾았지만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도심에 있는 한 피씨방으로 들어갔다.

 

 

검색을 해보니 다행히 근처에 찜질방이 있다.

근처 편의점이 있으면 맥주나 한병 마시고 들어가서 자야겠다.

 

내일은 천안까지 가야한다. 내일은 제발 갓길로 가는 일이 없기를 바라며...

 

 

 

 

대략 4분의 1을 왔다. 3박 4일을 잡았으니.. 이 정도면 목표대로 가고 있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