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34 함정임 소설집 '사랑을 사랑하는 것'(문학동네) 다 읽고 나니, 홀로 여기가 아닌 먼 어딘가를 여행하고 돌아온 느낌이다. '용인', '스페인 여행', '해운대', '영도' 등 이 소설집에 수록된 단편에는 지명이 제목으로 붙은 작품이 많다. 이 소설집에서 장소는 삶이란 무엇인지 돌아보고 그 의미를 깨닫는 장치로 쓰인다. 권지예 작가의 소설집 '베로니카의 눈물'을 읽었을 때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가까이 있을 때 보이지 않았던 게, 멀리 떨어져야 비로소 보이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 작품 속 곳곳에 배경으로 깔린 장소는 읽는 내내 생생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특히 '해운대'처럼 내게도 익숙한 장소가 등장하는 작품에선 풍경 하나하나가 구체적으로 머릿속에 그려져서 놀라웠다. 작가는 삶이란 계획대로만 진행되지 않는 여행과 같지 않으냐고 독자에게 묻는다. 그래서 .. 2021. 1. 14. 책장에 장식처럼 끼워두는 문학전집은 가라 사실 그동안 한국문학전집이 고만고만했지. 그런 점에서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은 주목할 만한 시도다. 물론 자사에서 출간된 작품이 주를 이루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년도 안 된 작품을 넣었다는 것은 대단히 신선한 발상이다. 특히 천명관 '고래'는 언제고 반드시 어느 문학전집에.. 2014. 1. 24. 이전 1 ··· 6 7 8 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