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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작곡한 곡들

(자작곡) 가을을 닮은 여름

by 소설 쓰는 정진영입니다 2015. 8. 21.

1시간 전쯤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막걸리 한 병을 땄다.
'한국인의 밥상' 재방송을 틀어놓고 막걸리를 마시며 보는데 문득 내가 한심하게 느껴졌다.
재작년 이맘때에도, 작년 이맘때에도 "올 여름엔 꼭 괜찮은 단편소설 하나를 써야겠다"고 다짐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런데 재작년에도 작년에도 올해에도 아무 것도 못했다.
내가 매우 병신 같았다.


문득 "기억을 기억으로 묻어버린다"는 문장이 가사처럼 머리에 떠올랐다.
나는 어처구니없게도 그 위에 발라드 같은 멜로디를 흥얼거렸는데 뭔가 곡이 하나 완성됐다.
결국 이 곡은 신혼집에 와서 처음으로 작곡한 곡이 되고 말았다.


그 과정이 너무 우습고 황당해서 올린다.

멜로디는 다 어디서 나도 모르게 훔쳐다가 붙인 것일 확률이 높다.


제목은 ‘가을을 닮은 여름’이다.



제목 : 가을을 닮은 여름


해 저문 길에

슬픈 바람이 분다
오래전 나를 스쳤던 바람이


술잔 너머로

흐리게 비치는 너
뜨겁고도 서늘했던 기억이


더할 수도 없고

돌이킬 수도 없는
깊이 새겨두고 지워야 했던

수많은 다짐들


시간은 흐르고

계절은 다시 돌아와
기억을 기억으로 묻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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