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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다이나믹듀오 “우리의 무대 뒷모습 궁금해? 그러면 앨범을 들어봐”

by 소설 쓰는 정진영입니다 2015. 11. 18.

다이나믹듀오는 사실 내가 선호하는 장르의 음악을 들려주는 팀은 아니다.

그러나 내 또래의 멤버들이 10년 넘게 꾸준히 정상급에서 활동하고 있는 모습은 내게 큰 용기가 된다.

다행히 이번 앨범 수록곡들들도 실시간 음원 차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길고 굵게 꾸준하게 가기를...




다이나믹듀오 “우리의 무대 뒷모습 궁금해? 그러면 앨범을 들어봐”

[HOOC=정진영 기자] “이번 앨범은 무대 위 화려한 모습이 아닌 우리의 일상을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다이나믹듀오가 정규 8집 ‘그랜드 카니발(Grand Carnival)’로 돌아왔다. 앨범의 제목을 글자의 의미 그대로 ‘대축제’라고 알아들으면 곤란하다. 앨범의 제목은 실은 멤버들이 공연을 위해 평소에 타고 다니는 차량의 이름이니 말이다. 멤버들이 차량 내부에 땀에 전 채 앉아 있는 모습을 담은 앨범 재킷은 그동안 무수한 추측을 낳았지만, 그저 멤버들이 공연 후 지친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것뿐이었다. 매 앨범마다 감각적인 가사와 날카로운 메시지를 담아냈던 다이나믹듀오는 특유의 솔직함을 다시 한 번 무기로 내세운다. 다이나믹듀오는 신보를 발매한 17일 오후 서울 서교동 예스24 무브홀에서 앨범 발매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규 8집 `그랜드 카니발`을 발표한 다이나믹 듀오가 지난 17일 오후 서울 서교동 예스24 무브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앨범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자, 개코.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최자는 “우리는 집보다 앨범 제목과 동일한 이름을 가진 차량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며 “우리는 무대에서 화려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지만 무대 뒤의 모습은 앨범 재킷에 담긴 모습과 같다. 이 앨범은 무대 뒤에서 펼쳐지는 시간들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개코는 “공연을 끝낸 뒤 차량 내부에선 땀을 식히기 위해 가장 가벼운 차림으로 지내는데, 이런 우리의 진짜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 싶었다”며 “전작에선 다채로운 음악을 선보였지만, 이번 앨범에는 계절에 어울리는 음악을 담아냈다”고 덧붙였다.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곡 ‘꿀잼’을 비롯해 ‘제이오티에스(J.O.T.S.)’ ‘옥상에서’ ‘요즘어때’ ‘타이틀곡’ ‘야유회’ ‘있어줘’ ‘도돌이표’ ‘주민신고’ ‘먹고하고자고’ ‘겨울이오면’ 등 11곡이 담겨 있다. 정규 7집 ‘럭키넘버스(LUCKYNUMBERS)’ 이후 약 2년 반 만의 신보인 이번 앨범은 전작과는 달리 앨범 수록곡 전 곡을 협업을 통해 완성한 것이 특징이다. 버벌진트, 피제이(PEEJAY), 프라이머리, 크러쉬, 지코, 그레이, 딘, 나플라, MGFC, 그루비룸(GroovyRoom) 등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앨범에 힘을 보탰다.


개코는 “사운드 디자인 하나하나에 직접 시간을 들이는 일은 음악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비효율적이란 생각이 들었다”며 “과거와는 다른 색깔의 음악을 들려주기 위해 이번에는 많은 부분을 내려놓고 각 분야에 걸쳐 잘하는 아티스트들에게 맡겼다”고 설명했다. 최자는 “신선한 음악을 들려주고 싶었고 오랜만의 신보여서 가사로도 할 말이 많았는데,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았다”며 “피처링 아티스트들에게 자신의 스타일대로 음악을 만들 것을 요구했고, 우리는 결과물에서 과한 부분을 덜어내는 작업에 집중했다”고 전했다.

타이틀곡 ‘꿀잼’은 리듬감을 살린 경쾌한 곡으로 친구와 연인 사이에 있는 두 남녀가 술 한 잔을 나누며 서로 ‘밀당’을 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미국 출신 세계적인 엔지니어 지미 더글러스가 믹스 작업에 참여해 사운드의 완성도를 높였다.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해 마치 어린이 인형극을 감상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뮤직비디오도 눈길을 끈다.

최자는 “‘꿀잼’은 사실 자극적이지도 그리 대중적이지도 않은 음악이지만, 제목 때문에 대중성을 갖추게 됐다고 생각한다”며 “보통 새 앨범의 타이틀곡을 고를 때 매우 고심하는 편인데 이번에는 매우 일찍 결정됐다”고 말했다. 개코는 “어린이가 봐도 재미있고, 어른의 눈에도 뼈가 있는 뮤직비디오를 만들면 폭넓은 세대가 이 곡을 더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내놓다보니 저런 독특한 뮤직비디오가 완성됐다”고 뒷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정규 8집 `그랜드 카니발`을 발표한 다이나믹 듀오가 지난 17일 서울 서교동 예스24 무브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멤버들은 이번 앨범의 주제를 담아낸 곡으로 ‘도돌이표’를 꼽았다. 멤버들은 “연말에 정상적으로 정산해도/수익률은 제로 때론 백도/춤추는 금리에 돈을 더 빌리는 건 불리해” 같은 가사를 통해 그간의 고충을 담아냈다.

최자는 “‘도돌이표’는 이 앨범의 모든 주제를 관통하는 곡으로, 우린 열심히 일했고 나름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정산을 마치고 보면 남는 게 없고 늘 제자리였다”며 “우리보다 더 젊은 친구들은 출구가 없는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았고, 변화를 위해 몸부림을 치는 모습을 표현해보고 싶었다. 행복해지려면 무엇을 해야 하나 많은 고민을 했는데, 그런 고민들을 곡에 녹였다”고 고백했다. 개코는 “우리 또래의 지인들로부터 ‘도돌이표’를 듣고 공감했다는 연락을 많이 받았다”며 “한 방송국의 PD로부터 ‘힙합은 어린 세대의 음악인 줄 알았는데 그보다 나이든 세대도 들을 수 있는 음악이란 걸 느꼈다’는 말을 듣고 기뻤다”고 했다.

이날 걸그룹 에프엑스(f(x))의 전 멤버인 설리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듣자마자 눈물이 나오던 곡. 드디어 나왔다”는 글과 함께 이번 앨범의 수록곡 ‘겨울이 오면’의 음원 재생화면을 게재해 화제를 모았다. 설리는 최자의 연인이기도 하다.

최자는 “설리가 매우 용기를 냈다고 생각한다”며 “설리가 그 곡을 조명 받게 해줘 기뻤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다이나믹듀오는 지난 2006년 직접 소속사 아메바컬쳐를 설립했고 올해로 운영 10년째를 맞았다. 그 사이 멤버들의 나이도 30대 중반을 넘어선 중견이 됐다.

최자는 “우리는 신인들보다 나이가 많지만,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의 팬들도 우리와 같이 나이 들어가고 있다. 그들과 같이 늙어가고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는 것이 우리의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개코는 “아메바컬쳐 설립 10주년을 기념하고 떠들썩하게 보낼 생각은 없다”며 “앞으로도 소속 아티스트들이 더 재미있고 즐겁게 음악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123@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