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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쩍 떠나는 여행

(2011.08.23) 네잎클로버

by 소설 쓰는 정진영입니다 2011. 8. 28.

 

 

 

오전 10시 쯤

걷다보니 아주 독특한(혹은 지저분한) 버스 한 대가 보였다.

'세상에 이런 일이'에도 출연한 버스?

 

 

 

 

오!! 세상에 이런 일이!!

특이하긴 한데... 이건 아닌 듯싶다.

 

 

 

 

출근 길에 나를 긴장타게 만든 버스

 

 

 

 

동네 골목에 옥잠화가 피었다.

코를 꽃술에 가져다 대면 달콤한 향기가 감돈다.

향기를 시각적으로 표현하자면 흰색 플래어 원피스에 흰색 모자를 쓴 늘씬한 여인?

 

 

 

 

 

사랑해?

 

 

 

 

 

정말로 사랑해?

 

 

 

 

그런데 왜 날 버리니?

 

지저분한 곰인형의 모습이 몇 년전 아니 현재의 내 모습과도 닮은 것 같아 처연했다.

 

 

 

 

 

무당벌레야 맛있니?

 

 

 

 

까마중 꽃이 피었다.

어렸을 때 가을이면 까마중 열매를 참 많이 따다 먹었다.

사실 별 맛은 없다. 특별히 달지도 새콤하지도 않은 심심한 맛? 뱀딸기 맛과 비슷한 것 같기도 하다.

 

 

 

 

한밭대교를 향해 갑천이 흐른다.

 

 

 

 

예전보다 물이 맑아진 것 같다.

 

 

 

 

 

 

계룡료 사거리 부근 화단에서 발견한 네잎클로버.

네잎클로버 찾는 데 도가 튼 터라 주변에 참 많이도 네잎클로버를 나눠줬었다.

정작 내가 가지고 있는 녀석은 없지만 말이다.

 

 

 

 

 

주변에서 또 하나 발견했다.

네잎클로버는 하나를 찾으면 그 주변에 반드시 몇 개 더 존재한다.

 

 

 

 

룰루랄라~ 2개를 땄다.

두 네잎클로버는 잠시 후 편집부 여자 선배들에게 분양됐다.

출산을 앞둔 한 선배는 생전 처음 네잎크로버를 본다며 흥분했다.

이래서 나눠주는 게 더 기분 좋은 법이다.

 

 

 

 

 

쑥부쟁이도 피었다.

 

 

 

 

클로버 옆에 괭이밥이 자라고 있었다.

간혹 네잎클로버를 찾는답시고 괭이밥을 뒤지는 가엾은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네잎괭이밥은 절대 나오지 않는다.

 

자! 모양을 비교해보자.

 

 

 

 

 

괭이밥의 잎은 하트 모양을 하고 이다.

분명히 클로버와 다른 모양을 하고 있지 않나?

절대 네잎 괭이밥을 찾지 맙시다.

반만년을 뒤져도 나오지 않으니!

 

 

 

 

 

한참 일을 하다 바깥을 바라보니 노을이 아름답게 저물고 있었다.

먼 산이 노을과 더불어 어둠 속으로 불려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