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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쩍 떠나는 여행

(2011.08.24) 추억

by 소설 쓰는 정진영입니다 2011. 8. 28.

 

 

 

중리동에서 오정동으로 향하다보면 한남대로 향하는 길이 나온다.

청림길? 그 길 이름을 오늘 처음 알았다.

 

 

 

 

이 길의 이름이 청림길이었구나.

 

 

 

 

 

나는 동산초등학교에 입학해 3학년까지 다니다 화정초등학교로 전학해 그곳에서 졸업했다.

오정동 신동아아파트 육교를 건너 길을 따라가면 내 모교 화정초등학교가 나온다.

문득 어떻게 바뀌었나 궁금해 잠시 출근길에서 벗어나 걸었다.

 

'학생문구'가 아직도 영업 중이었다.

 주인이 바뀌었는지는 모르지만 간판과 자리는 그대로 였다.

나는 초등학교 시절 늘 저곳에서 준비물을 구입하곤했다.

별 이유는 없다. 그냥 주인이 친절했다.

서비스업이 살 길은 친절이다.

 

 

 

 

 

정문으로 가는 길이다.

이 길이 참 좁게 느껴진다.

어렸을 땐 꽤 도로폭이 넓다고 여겼었는데...

학교를 감싼 담도 모두 사라졌다.

 

 

 

 

 

'현대문구'도 여전히 영업 중이었다.

아마 주인은 바뀌었을 것이다. 당시에도 노부부가 가게를 지켰었으니 말이다.

현대문구는 준비물이 급할 때 단골이었다.

정문 바로 앞에 있는 문방구다 보니 말이다.

 

 

 

 

 

오래전 정문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아이들 둘이 겨우 드나들만한 틈이 정문을 대신하고 있었다.

 

 

 

 

이젠 아이들이 씨름을 하지 않는가 보다.

나는 어릴 때 이 씨름장에서 참 많이 놀았었다.

이곳에서 레슬링도 흉내냈고 재주도 넘고 놀았다.

나 뿐만 아니라 동네 아이들도 여기서 놀았다.

 

그러다보니 모래를 뒤지다보면 10원 50원 100원짜리 동전이 나오는 일이 잦았다.

이 씨름장은 '백날 땅 파도 10원짜리 하나 나오지 않는다'는 옛말을 정면으로 배반하는 땅이었다.

 

그러나 이젠 옛말이 틀리지 않은 땅이 돼버리고 말았다.

 

 

 

 

참으로 높았던 철봉인데...

이렇게 낮았었나? 170도 되지 않는 내 아담한(?) 키에도 철봉은 너무나 낮았다.

소싯적 나는 저 철봉에 매달려 원숭이처럼 놀았다.

 

 

 

 

한 때 수업을 들었던 교실들을 눈으로 헤아렸다.

그게 벌써 20여년 전의 일이라니!

 

 

 

 

동네 아이들이 방학의 끝물을 즐기고 있었다.

그네는 여전히 인기 좋은 놀이기구인 듯했다.

 

  

 

 

운동장이 이렇게 좁았었던가...

 

 

 

 

벤치가 있던 자리엔 동네 사람들을 위한 운동기구들이 들어서 있었다.

내게 있어 화정초등학교 운동장은 초등학교 시절뿐만 아니라 대학 새내기 시절의 추억도 서린 장소다.

 

11년전 당시 여자친구는 화정초등학교 부근에서 과외를 했었다.

나는 홀로 가기 아쉬워서 여자친구가 나올 때까지 2~3시간을 하릴 없이 벤치에 앉아 기다리곤 했었다.

아이들 노는 모습을 보다 지치면 문방구에서 문어발을 사다 뜯어먹었다. 몇 달을 그리했었다.

 

그곳에서 소싯적 추억을 떠올리며

기다려도 기다려도 쉬이 나오지 않는 여자친구를 기다리며

곡을 하나 만들어 여자친구에게 선물했었다.

 

 

제목은 '꼬마를 기다리며'

 

 



 

 

 

 

육교위에서 바라본 한밭대교 네거리

 

 

 

 

 

뒤돌아서도 찰칵!

 

 

 

 

걷다보니 만난 문정중학교 후문.

여기가 말로만 듣던 문정중학교였군.

 

 

 

 

자전거도로가 우레탄으로 조성돼 있으면 참 좋은텐데 시청 부근에만 찔끔 깔려있다.

딱딱한 보도블럭위를 걷다 우레탄 길을 걸으면 마치 방방을 타는 듯 발걸음이 가볍다.

이왕이면 전부다 우레탄으로 깔아주면 안 되겠니?

 

 

 

 

자! 괭이밥 꽃이다.

클로버와 잎도 다르고 꽃도 다르다.

절대 여기서 네잎클로버를 찾지 맙시다.

 

괭이밥 잎을 뜯어서 씹으면 신맛이 난다.

고양이들이 소화불량에 걸리면 괭이밥을 뜯어먹는다는데

나는 단 한번도 고양이가 괭이밥을 뜯어먹는 모습을 본 일이 없다.

 

길냥이를 데려다 한 번 먹여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