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링크 : http://www.groovers.kr/column/LOTUSXM
조동진 [조동진 Remaster]
故 조동진은 대중이 어떻게 기억하는 뮤지션일까. ‘행복한 사람’, ‘나뭇잎 사이로’ 등 서정적인 포크곡을 불렀던 흘러간 뮤지션으로 기억하는 이들이 많을까. 한국 언더그라운드의 대부이자 포크계의 거장으로 기억하는 이들이 많을까. 어느 쪽으로 그를 기억하든 상관없지만, 둘 다 그를 온전하게 기억하는 방법은 아닐 것이다. 그가 오랜 세월 동안 활동하며 남긴 앨범은 6장이 전부다. 활동 기간에 비해 지나치게 과작이다. 대신 그는 구도자처럼 음악의 시원을 향해 천천히 나아갔다. 덜어내는 작업을 거듭하며 간결함만 남긴 멜로디, 멜로디를 덜어내도 시에 밀리지 않는 가사, 이 모든 것들을 실어나르는 더 덜어낼 것도 없는 듯한 담백한 목소리. 기다림이 길었지만 무의미하진 않았다. 어쩌면 그는 한국 포크 음악이 도달할 수 있는 가장 먼 경지에 도달한 인물일지도 모르겠다. 조동진이 과작인 뮤지션이란 사실은 그에게 관심을 두고 있지만 바쁘고 게으른 청자에겐 다행일지도 모르겠다. 4시간 안팎이면 그가 남긴 모든 작품을 한 번에 조망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가 정신적인 지주로 있던 기획사 푸른곰팡이가 오래전에 발표된 그의 앨범들을 리마스터링해 선보이고 있다. [조동진 Remaster]는 1979년에 발매된 1집부터 1995년 5집까지 수록된 곡들을 리마스터링해 담았다. 푸른곰팡이는 1960년대 말부터 2000년대에 걸쳐서 LP와 CD로 발표된 그의 전 작품의 마스터링을 진행 중이다. 그에 앞서 조동진의 음악 여정을 조망하기에 [조동진 Remaster]는 탁월한 선택이다. 사람은 떠나도 음악은 영원하다. (정진영)
'대중음악 기사 및 현장 > 앨범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Roger Waters [Is This The Life We Really Want?] (0) | 2018.01.17 |
---|---|
Royal Blood [How Did We Get So Dark?] (0) | 2018.01.17 |
파라솔 [아무것도 아닌 사람] (0) | 2018.01.17 |
끝없는잔향속에서우리는 [우연의 연속에 의한 필연] (0) | 2018.01.17 |
전기성 [주파수를 나에게] (0) | 2018.0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