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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 기사 및 현장/앨범 리뷰

조관우 [다시 시작 Begin Again]

by 소설 쓰는 정진영입니다 2018. 4. 18.

원문 링크 : http://www.groovers.kr/column/LOTUSXN



앨범명

조관우 [다시 시작 Begin Again]

좋은 음색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가수에게 축복이다. 조관우는 타고난 미성에 바탕을 둔 특유의 안정적이면서도 아름다운 가성으로 데뷔 후 지금까지 가요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해왔다. 안타깝게도 조관우에게 안타까운 부분은 오랜 세월 동안 정규앨범 발표를 너무 아껴왔다는 점이다. 데뷔 후 1~2년 터울로 쉼 없이 정규앨범을 발표해왔던 조관우는 지난 2003년 8집 [Impression]을 마지막으로 15년 동안 주로 디지털 싱글로만 팬들과 만나왔다. 리메이크 앨범의 신기원을 보여줬던 2집 [Memory]를 비롯해 3집 [My 3rd Story About], 6집 [연(緣)] 등과 같은 걸출한 앨범을 기다려온 팬들 입장에선 안타까울 수밖에 없었다.

 

15년 만에 정규앨범을 내놓은 조관우는 그간의 아쉬움을 털어내려는 듯 직접 프로듀서까지 맡아 내용물을 꽉 채운 앨범다운 앨범을 만들었다. 이 앨범에는 무려 16곡이 수록돼 있고, 보너스 트랙 4곡을 제외한 12곡이 신곡이다. 지천명을 넘긴 나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조관우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또한 조관우는 과거에 종종 들려줬던 신기에 가까운 목소리를 자제하고 여유로움을 더했다. 목소리에서 힘을 뺀 발라드 ‘그대 내 인생의 이유’를 앨범의 도입부에 배치하고 ‘바보’를 타이틀곡으로 내세운 것 또한 변화의 연장선상에서 봐야 할 것이다. 이번 앨범은 지금까지 조관우가 내놓은 앨범 중 가장 편안한 목소리를 담은 앨범이다. ‘삐리의 계획’ 등을 통해 증명된 일이지만, 조관우의 목소리는 의외로 디스코와 잘 어울린다. ‘I’m Your Magical Man’, ‘Don’t Stop’은 그런 조관우의 매력을 잘 드러내 보여주는 곡이다. ‘늪’, ‘영원’, ‘사랑했으므로’ 등을 조관우 특유의 애절한 발라드를 기다려온 팬들이라면 ‘Petros’ 같은 곡은 오랜 기다림을 달래줄 만한 필청트랙이다. 노래의 제목이 예수를 부정했던 베드로임을 상기하고 듣는다면, 가사가 꽤 의미심장하게 들릴 것이다. 다만 앨범 재킷 디자인만은 도저히 용서하기 어렵다. 앨범의 매력을 반감하는 어처구니 없는 재킷은 지금까지 조관우가 내놓은 모든 정규앨범 중 최악으로 꼽을 만하다. 부디 이 앨범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 리패키지 앨범으로 나올 수 있길 바랄 뿐이다. (정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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