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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 기사 및 현장/앨범 리뷰

프롬 [Milan Blue]

by 소설 쓰는 정진영입니다 2018. 4. 18.

원문 링크 : http://www.groovers.kr/column/LOTUSXN



앨범명

프롬 [Milan Blue]

‘회화적인 음악’이란 표현이 허풍이나 과장처럼 들릴지도 모르겠다. 저마다 특정 음악을 들을 때 느끼는 감정은 제각각일 수밖에 없다. 감정에 정답이 있을 리가 없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화적인 음악’은 분명히 있다고 우겨 보겠다. 싱어송라이터 프롬(Fromm)의 음악은 그런 음악이다. 무심한 듯하면서도 깊은 보컬, 어쿠스틱 사운드에 중심을 두면서도 곳곳에서 번뜩이는 실험적인 편곡. 그녀가 첫 정규 앨범 [Arrival]부터 들려줬던 독특한 색채를 가진 질감의 음악은 국내 음악계에서 아류를 찾아보기 힘들 만큼 개성을 갖고 있다. 이 같은 비유가 조금 무리일까. 프롬의 음악은 마치 프랑스의 신인상주의 화가 조르주피에르 쇠라(Georges-Pierre Seurat)가 수많은 점을 찍어 완성한 ‘그랑드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Un dimanche apres-midi a l‘Ile de la Grande Jatte)’의 색채 대비 같은 질감을 가지고 있다.  프롬이란 브랜드로 나오는 음악은 이제 1분 듣기로 먼저 들어보지 않아도 신뢰할 수 있는 음악이다.

 

프롬의 뮤지션으로서의 또 다른 미덕은 데뷔 후 지금까지 새로운 작품을 내는데 인색하게 굴지 않았다는 점이다. 곧 새로운 EP [Midnight Candy]를 발매할 예정인 프롬은 앨범 발매에 앞서 수록곡 ‘Milan Blue’를 싱글로 선공개했다. 프롬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올려다 본 밤하늘의 색을 ‘Milan Blue’라는 자신만의 신조어로 정의했다. 신조어가 생명력을 얻으려면 설득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리버브를 먹은 기타 연주, 사이키델릭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몽환적인 사운드와 멜로디, 그 위로 펼쳐지는 감각적인 가사. 5분 간에 걸쳐 음악만으로 가볍게 나른해지는 기분 속에서 프롬이 꽤 설득력을 가진 신조어를 만들어 냈음을 느낀다. 그녀의 새로운 EP를 통해 어떤 음악을 들려줄지 기대하게 만드는 멋진 인트로다. 프롬은 지금까지 그리 해왔듯, 앞으로도 보여줄 것도 들려줄 것도 많은 싱어송라이터다. (정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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