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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k White [Boarding House Reach]
밴드 화이트 스트라입스(The White Stripes) 시절에도 잘 나갔지만, 솔로 활동 이후 잭 화이트는 명실상부 세계에서 제일 잘 나가는 뮤지션 중 하나다. 2011년에 1집 [Blunderbuss]를 시작으로 2014년 2집 [Lazaretto]까지 가뿐하게 빌보드 차트 정상에 올렸으니 그에게 남은 목표는 아마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새 앨범에 온전히 담는 게 아니었을까. 솔로 활동 이후 음악의 스펙트럼을 점점 넓혀왔던 그는 2018년에 내놓은 3집 [Boarding House Reach]에 전작보다 더욱 다채롭고 풍성한 사운드를 담아냈다. 물론 결과는 또 빌보드 차트 정상이다. 시쳇말로 ‘될놈될’이다. 이번 앨범을 단어 하나로 표현하자면 ‘백화점’이다. 화이트는 자신의 음악적 뿌리인 록과 블루스에 포크와 컨트리는 물론 펑크(Funk), 재즈, 가스펠, 힙합 등 그야말로 장르의 용광로를 만들어냈다. 블루스에 록, 가스펠, 일렉트로니카 등의 요소를 뒤섞은 ‘Connected By Love’는 이 앨범이 작정한 하이브리드임을 알리는 인트로다. 펑키한 연주를 받쳐주는 익숙한 콩가 리듬이 흥을 더하는 ‘Corporation’에서 안심하면 곤란하다. 일렉트로니카에 샘플링 루프까지 사용한 ‘Hypermisophoniac’과 재즈 피아노에 강렬한 랩까지 곁들여진 ‘Ice Station Zebra’를 듣다 보면 절로 웃음이 나올 테니 말이다. 성을 구별하기 어려운 앨범 재킷의 인물만큼 흥미로운 사운드. 여기에 화이트의 폭발적인 보컬이 더해지니 정신을 차릴 틈이 없다.
SF 영화를 방불케 하는 전위적인 사운드가 인상적인 ‘Get In The Mind Shaft’까지 몰아치는 이 앨범은 마지막 부분에 실린 서정적인 곡 ‘What ’s Done Is Done’과 ‘Humoresque’에 와서야 겨우 숨을 돌릴 틈을 준다. 이 앨범의 장르는 굳이 말하자면 ‘잭 화이트’다. 화이트 스트라입스 시절의 미니멀한 음악이 그리운 이들에겐 이 앨범이 잡탕처럼 이것저것 뒤섞인 낯선 사운드가 섭섭할지도 모르지만, 하이브리드에 열광하는 리스너라면 끌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익숙한 뮤지션의 새로운 음악을 만날 수 있다는 건 늘 즐거운 일이다. (정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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