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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후기

김누리 '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해냄)

by 소설 쓰는 정진영입니다 2020. 11. 28.


올 초 화제였던 베스트셀러를 이제야 읽었다.
"발전은 압축적으로 할 수 있지만, 성숙은 압축적으로 할 수 없다."
이 책의 가장 핵심적인 문장이 아닌가 싶다.
저자는 독일을 거울로 삼아 내게(어쩌면 대한민국 사람 대부분에게) 생소한 68혁명이 현대사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 설명한다.
저자는 군사 독재의 철저한 통제 때문에 68혁명이 대한민국에 도달하지 못했으며, 68혁명의 부재 때문에 광장에서 펼쳐지는 민주주의와 일상에서 펼쳐지는 민주주의 사이에 얼마나 큰 괴리가 생겼는지 지적한다.

저자의 분석을 통해 86세대가 주축인 여권 인사들의 내로남불 태도가 어디에서 비롯됐는지도 짐작할 수 있었다.
자신이 남들보다 도덕적이라는 믿음이 얼마나 위험한지 말이다.
특히 미투 운동을 주도하며 페미니스트를 자처했던 여권이 본진에서 벌어진 온갖 성추행에 보여준 태도는 얼마나 기만적이었던가.
그때 여권 인사와 일부 지지자들이 보여준 태도는 지금 생각해도 어처구니가 없다.
야권보다는 여권에 필요한 책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