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새 장편소설을 집필하느라 읽지 못하고 쌓아두기만 했던 앤솔로지를 하나하나 꺼내 읽고 있다.
이 앤솔로지는 평범한 일상을 배경으로 다룬 SF 단편 네 작품을 담고 있다.
장르 작가들이 앤솔로지를 많이 내는 건지, 앤솔로지가 장르 소설에 맞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최근에 읽은 앤솔로지는 공교롭게도 모두 장르 소설 모음이었다.
김동식 '살인게임'은 이 작품은 고객의 뇌를 백업해 건강한 신체로 이식하는 기술로 벌이는 일탈을 다룬 작품이다. 기술만 실용화된다면 얼마든지 이런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섬뜩했다. 단막극으로 만들면 괜찮은 작품이 만들어질 듯하다.
박애진의 '목격자'는 복제인간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인간과 클론의 관계를 고찰한다. 이 과정에서 기술을 둘러싼 찬반 논란이 더해지는데, 현재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각종 차별과 배제에 관해 다시 생각해 보게 한 작품이었다.
김이환의 '친구와 싸우지 맙시다'는 SF라는 외피를 뒤집어쓴 동화 같은 작품이었다. 정명섭의 '코드제로 알파'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해 다음 내용을 예상하기 힘든 작품이었다. 마치 장준환 감독의 영화 '지구를 지켜라'를 본 느낌이다.
앤솔로지는 자신의 이름으로 내는 단행본에 싣는 작품이 아니기 때문인지. 힘을 뺀 작품이 많고 소재가 다양하다.
작가들의 부캐 활동을 보는 것 같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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