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인력이 대단한 작품이다.
읽는 내내 불편하고 낯설었는데, 페이지를 넘길수록 뒷부분이 궁금해져 몸이 달았다.
작품의 배경은 광산의 폐쇄로 쇠락한 지 오래된 시골 마을이다.
마을은 화성을 연상케 하는 황폐한 풍경 때문에 화성을 배경으로 하는 SF 영화의 촬영 부지가 된다.
마을에는 화성 우주기지가 세트장이 만들어지고, 주민은 영화에 엑스트라로 참여해 황폐한 풍경과 하나가 된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이라는 호재도 이어진다.
마을에 부자연스러운 활기가 도는 가운데, 한 노인이 기괴한 방식으로 자살하고 야산에서 여러 시신이 발견되는 등 불길한 사건이 계속 벌어진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건과 음모가 읽는 동안 지루할 틈을 주지 않았다.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려는 자와 은폐하려는 자의 시선이 교차하고, 파편화한 과거와 현재의 사건이 가상의 SF 영화 시나리오 속에서 교묘하게 뒤섞여 이야기가 유기적으로 이어진다.
이 과정에서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무너지고 인간과 인간이 아닌 존재의 경계가 모호해지며 기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작품을 읽는 내내 제목처럼 무언가 위험한 게 뒤를 따라오는 듯해 등골이 서늘했다.
작가는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위험한 욕망이 잠재돼 있고, 누구도 그 욕망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불편한 진실을 말하고 싶었던 걸까.
SF 영화에 엑스트라로 참여해 똑같은 우주복을 입고 무리지어 "하나가 되자"라고 외치는 마을 사람의 모습이 섬뜩했다.
내 안의 욕망은 진짜 내 의지로 만들어진 욕망일까?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어쩌면 테마파크 같은 공간이 아닐까?
독자에게 분명한 해답을 주기보다는 생각의 여지를 많이 남기는 작품이다.
찝찝하지만 정말 재미있었다.
잘 만든 넷플릭스 드라마 한 시즌을 쉬지 않고 감상한 느낌이다.
올해 들어 읽은 모든 소설 중 가장 인상적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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