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임금근로일자리 소득(보수) 결과’를 보면, 2021년 12월 임금근로자의 월평균 소득은 333만 원이다.
이 정도면 괜찮은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면 평균의 함정에 빠진 것이다.
지난 2013년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국회의원 평균 재산은 94억9000만 원이었다.
국회의원을 엄청난 자산가처럼 보이게 만든 원인은 정몽준 전 의원 때문이었다.
정몽준 한 사람의 재산이 전체 국회의원 재산 합계보다도 많았으니까.
그를 제외하고 평균을 내면 23억3000만 원으로 뚝 떨어졌다.
진짜 보통 사람의 소득 수준을 알아보려면, 평균소득이 아니라 임금근로자를 소득순으로 줄 세웠을 때 중간에 위치하는 값인 중위소득을 살펴야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중위소득은 250만원이다.
즉 대한민국 전체 근로자의 절반 이하는 250만원을 벌지 못한다는 말이다.
20대 청년 세대의 평균 소득은 윗세대보다 한참 낮아서 250만원 수준이다.
그렇다면 그들의 중위소득은 그보다도 훨씬 이하일 테다.
그게 대한민국 청년 세대의 명백한 현실이다.
그런데 인스타그램을 살펴보면 다들 골프를 치고, 오마카세를 먹고, 호캉스를 하고 돌아다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인스타그램뿐만이 아니다.
나는 동시대 한국 소설을 정말 많이 찾아 읽는 독자라고 자부하는데, 신간을 읽을 때마다 인스타그램을 들여다보는 듯한 기분을 느낄 때가 많다.
이서수 작가는 김의경 작가와 더불어 평균소득이 아니라 중위소득 이하에 속한 청년의 일상과 심리를 핍진하게 들여다보는 몇 안 되는 젊은 작가다.
이 소설집에 실린 단편들 역시 현재 대한민국을 사는 '진짜' 청년 세대의 주거, 노동 문제 등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그린다.
이 소설집 자체를 청년 세대를 위한 정책을 만들기 위한 사례집이나 보고서로 사용해도 무리가 없을 만큼 말이다.
소설 읽기를 좋아하지 않아도, 실제 청년 세대가 어떤 삶을 사는지 알고 싶다면 이 소설집을 들여다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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