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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후기

장강명 산문 <미세 좌절의 시대>(문학동네)

by 소설 쓰는 정진영입니다 2024. 4. 5.

 



꽤 많은 글이 구면이어서 반가웠다.
가장 공감하며 읽은 글은 '제정신으로 살기 위하여', '불편함이 도덕의 근거가 될 때', '나는 왜 보수주의자인가', '대한민국 주류 교체와 두 파산', '저출생 대책을 넘어서' 등이었다.

작가는 편을 가르는 선동만 넘쳐나는 현상에 관해 우려하고, 우리 사회에 도덕적 감수성이나 공감 능력보다 합리적 이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반대 진영을 제거 대상으로 보는 극단적인 시각을 경계한다.
보수를 현실주의라고 보는 작가의 시각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읽고 "맞아 맞아!"라며 동의하는 독자도 많고, 불편함을 느낄 독자도 많을 것이다.
특히 후자는 뭔가 반박하고 싶긴 한데, 논리적으로 반박할 게 마땅치 않아서 식식대지 않을까 싶다.
상식적인 시각으로 상식적인 논리를 담은 상식적인 산문이라는 걸 본인도 알 테니 말이다.

작가는 "200자 원고지 10매는 복잡한 사유를 풀거나 논증을 치밀하게 펼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양"이라고 엄살을 부리는데,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그보다 훨씬 원고량이 많은 글인데도 어처구니없는 논리를 펴는 글이 넘쳐나는 세상인데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