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집 속 등장인물은 대부분 일하는 사람들이고 위태로우며 아슬아슬하게 서 있다.
이렇게 말하니 현실을 핍진하게 그린 노동소설을 모아 놓은 소설집일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
일하는 사람의 일상을 그리되, 그들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그리진 않는다.
환상을 현실과 뒤섞어 현실에서 경험할 수 없는 상황을 수시로 연출하는데, 그런 연출이 현실을 다각도로 바라보게 하는 장치로 작용한다.
어쩔 땐 지독하게 핍진한데, 어쩔 땐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황당하다.
미래가 보이지 않는 열악한 환경에 놓인 노동자가 비현실적인 상황에 던져지면 소설과 같은 기분을 느끼지 않을까 싶다.
일하는 사람들의 일상을 이런 방식으로도 묘사할 수 있다는 게 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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