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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후기

정대건 장편소설 <급류>(민음사)

by 소설 쓰는 정진영입니다 2024. 4. 28.

 



사다 놓은 지 꽤 됐는데, 이상하게 손에 잡히지 않아서 읽기를 미뤘던 작품이다.
책을 덮은 후에는 늦게 읽은 걸 후회했다.
어떤 어려움이 와도 이어질 인연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걸 지독하면서도 섬세하게 보여주는 러브스토리다.
읽는 내내 사랑이란 과연 무엇이고, 무엇이 현실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서로를 끌리게 하며, 시간이 어떻게 사랑을 성숙하게 변화시키는지를 곱씹게 만든다. 

내용과 결이 다르지만, 최진영 작가의 중편소설 <구의 증명> 속 커플이 페이지 위에 종종 겹쳐서(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비극으로 끝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스럽게도 마지막은 <구의 증명>보다 훨씬 희망적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전개와 훌륭한 가독성(작품 제목처럼 빠르게 페이지가 넘어간다!)이 매력적이다.

누군가를 구하고자 망설임 없이 급류로 뛰어드는 마음은 얼마나 지고지순한가.
"슬픔과 너무 가까이 지내면 슬픔에도 중독될 수 있다"며 "슬픔이 행복보다 익숙해지고 행복이 낯설어질 수 있어. 우리 그러지 말자. 미리 두려워하지 말고 모든 걸 다 겪자"(256페이지)는 다짐이 애틋하고 아름다웠다.
훌륭한 연애소설이다.
작가는 어떤 사랑을 해봤기에 이런 연애소설을 쓸 수 있었는지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