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잘 모르는 사람의 입까지 벌어지게 하는 시를 쓴다는 건 도대체 무슨 재능일까.
힙합에 전혀 감흥을 못 느꼈던 내가 이센스의 첫 정규앨범 [The Anecdote]를 듣고 뻑갔던 것처럼, 서정주의 시집은 읽을 때마다 이런 게 '악마의 재능'이구나 싶다.
우리들의 사랑을 위하여서는/이별이, 이별이 있어야 하네.(견우의 노래)
이, 우물물같이 고이는 푸름 속에/다수굿이 젖어 있는 붉고 흰 목화꽃은,/누님/누님이 피우셨지요?(목화)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푸르른 날)
뭐라 하느냐/너무 앞에서/아- 미치게/짙푸른 하늘.(소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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