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유튜브에서 온갖 괴담을 택시기사가 라디오 청취하듯이 듣는 편이서 공포, 무속, 오컬트 요소에 넓고 얕게 익숙한 편이다.
지금까지 들은 괴담을 종합해 보면 가장 무서운 귀신은 셋으로 압축된다.
바로 물귀신, 웃는 귀신, 무당 귀신이다.
그런데! 이 세 가지 귀신이 몽땅 합쳐진 귀신이 등장하면 얼마나 무서울까.
이 작품 속 귀신이 그런 귀신이다.
무당 귀신이며 물귀신이고, 자주 소름 끼치게 웃는다.
오랜만에 웹툰, 드라마, 영화가 아닌 소설로 공포물을 접했다.
뜬금없는 설정도 있었고, 무리한 설정도 있었고, 갑작스러운 설정도 있었고, 이건 아닌데 싶은 설정도 있었다.
하지만 긴장감과 재미는 확실했다.
영화 <파묘>보다 훨씬 재미있었다.
여름밤에 그거면 충분한 것 아닌가?
일부러 자정이 넘은 고요한 밤에 이 작품을 읽었는데. 정말 등골이 서늘하고 오싹했다.
시각 효과가 아닌 글만 읽고 상상했을 때 느껴지는 순수한 공포를 간만에 경험했다.
소설이 묘사하는 여러 기괴한 상황을 상상하면서 읽으니 어우...
납량특집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 싶은데 마땅한 게 없다면 이 작품을 읽어 보자.
한동안 물가에 가까이 가기 싫어질 것이다.
비가 오는 날도 싫어질 것이다.
모르는 사람이 문을 두드리면 더 싫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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