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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후기

조영주 장편소설 『은달이 뜨는 밤, 죽기로 했다』(마티스블루)

by 소설 쓰는 정진영입니다 2025. 5. 1.

 

 



소설을 읽는다기보다는 작가의 과거와 현재를 들여다보는 기분이 들었다.
시간 여행을 다룬 판타지이지만, 마냥 판타지로 느껴지진 않았다.
무심코 읽으면 동화 같지만, 한 꺼풀 들춰 보면 참으로 냉혹한 세상이다.
작가가 힘든 세월을 꽤 많이 겪어왔음을 간접적으로 경험했고, 그 세월 속에서 소설 쓰기는 천형이면서 동시에 구원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아름다운 추억의 첫 페이지에는 항상 힘든 기억이 놓여있는데, 그 추억이 현실이 고단함을 잠시 잊고 앞으로 나아갈 힘이 되어주지 않던가.
책을 서재에 꽂아 넣으며 한강 작가가 던진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거대 담론이 아니어도 유효한 질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마다 인생 그릇이 다르듯이 감당할 수 있는 시련의 크기도 다른 법이다.
남에게 말 못 할 시련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이 작품 속 이야기가 꽤 위로가 될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