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을 읽는다기보다는 작가의 과거와 현재를 들여다보는 기분이 들었다.
시간 여행을 다룬 판타지이지만, 마냥 판타지로 느껴지진 않았다.
무심코 읽으면 동화 같지만, 한 꺼풀 들춰 보면 참으로 냉혹한 세상이다.
작가가 힘든 세월을 꽤 많이 겪어왔음을 간접적으로 경험했고, 그 세월 속에서 소설 쓰기는 천형이면서 동시에 구원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아름다운 추억의 첫 페이지에는 항상 힘든 기억이 놓여있는데, 그 추억이 현실이 고단함을 잠시 잊고 앞으로 나아갈 힘이 되어주지 않던가.
책을 서재에 꽂아 넣으며 한강 작가가 던진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거대 담론이 아니어도 유효한 질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마다 인생 그릇이 다르듯이 감당할 수 있는 시련의 크기도 다른 법이다.
남에게 말 못 할 시련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이 작품 속 이야기가 꽤 위로가 될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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