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지처럼 따뜻하면서도 몽환적이다.
서사보다는 이미지가 강렬하다.
작가의 전작과 비교해 난해해서 페이지가 넘어가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작가의 모든 작품을 통틀어 가독성이 가장 떨어진다.
그러다 보니 처지는 기분이 들어 후반부에는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대신 이미지만 느끼며 스쳐 지나갔다.
그래도 보물은 있다.
염장이 안드로이드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뼈의 기록」이 그런 작품이었다.
인간이 아닌 존재가 인간보다 더 인간다워 보이는 연출은 흔하긴 해도 가슴을 치는 무언가가 있다.
안드로이드가 생전에 친분을 나눴던 장례식장 청소부를 자기만의 방식으로 염을 치르는 모습을 볼 때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사람은 저마다 살아온 삶을 통해 다른 뼈 모양을 가지게 되며, 인간이 생을 다할 때까지 성장하고 변형된다는 메시지가 뒤통수를 쳤다.
이 단편 하나로 소설집을 읽으며 느꼈던 지루함과 아쉬움을 보상받는 기분이 들었다.
작가의 대표작인 장편소설 『천 개의 파랑』이 보여줬던 장점이 잘 드러나는 단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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