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음악의 대가가 9년 만에 컴백했다.
난 아직도 이들의 2집과 3집이 준 충격과 감동을 잊을 수 없다.
이번 앨범의 곡들에서도 전혀 나이를 느끼기 어렵다.
특히 마지막 트랙 'Me and My Brother' 강력 추천!!
한국은 아티스트가 장수하기 어려운 나라
밴드음악으로 대중에 다가가는 방법 고민
오랜시간 걸린 이번 앨범이 그 나름의 답
대한민국 대중음악사에서 밴드 H2O는 늘 유행의 첨단에 자리해 있었다. 1986년에 데뷔한 H2O는 깔끔하고 세련된 사운드와 화려한 무대 매너로 시나위, 부활, 백두산과 더불어 80년대 헤비메탈 열풍을 선도했다. 90년대 H2O는 헤비메탈이란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음악적 방향을 제시하며 자기혁신의 모습을 보여줬다. 모던록의 개념조차 생소했던 시대에 발표된 H2O의 2집(1992)과 3집 ‘오늘 나는’(1993)은 완성형 모던록 사운드를 선보이며 시대를 앞선 음악이란 평가를 받았다. 특히 3집은 1998년 대중음악 전문지 서브(SUB) 등이 꼽은 ‘대중음악 100대 명반’에서 각각 21위와 20위에 이름을 올리며 그 가치를 후대에 더욱 인정받은 걸작이기도 하다. 2004년 4집 ‘보일링 포인트(Boiling Point)’ 이후 침묵해온 H2O가 9년 만에 5집 ‘유혹’으로 돌아왔다. H2O의 멤버 김준원(보컬), 김영진(베이스), 장혁(드럼), 타미킴(기타)을 서울 역삼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결성 당시부터 밴드를 지켜온 터줏대감인 김준원은 “솔로 앨범을 준비하다 김영진에게 다시 밴드로 앨범을 내보지 않겠냐고 제안해 이렇게 모이게 됐다”며 “우린 잠시 사정상 활동을 멈췄던 것일 뿐, 단 한 번도 해체한 일이 없다”고 웃어보였다.
멤버 면면을 살펴보면 ‘슈퍼밴드’란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화려하다. 김영진은 헤비메탈 밴드 시나위, 아시아나, 카리스마, 김종서밴드 등을 거친 베테랑 베이시스트다. 헤비메탈 밴드 작은하늘을 거친 장혁은 성시경, 신승훈 등 정상급 가수들의 공연의 세션 드러머로 활약 중이며 현재 서경대 실용음악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타미킴은 임재범, 김종서, 박상민, 김건모 등 4000여 장의 앨범 리코딩에 세션으로 참여했던 정상급 기타리스트다. 김영진과 타미킴은 4집에도 멤버로 참여했었다.
당대 최고의 연주자들이 멤버로 모인 만큼 앨범에 담긴 음악도 만만치 않다. 앨범엔 간결한 구성과 연주로 어깨를 들썩이게 만드는 ‘유혹’, 도회적인 느낌을 물씬 풍기는 ‘만나자’, 김준원의 방황과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아낸 가사가 의미심장한 트랙 ‘카페인(Caffeine)’, 곳곳에 펑키한 느낌을 살린 기타 연주와 리듬감이 돋보이는 ‘아이 노우 아일 고(I Know I’ll Go)’, 곡 후반부의 역동적인 반전과 래핑이 인상적인 ‘미 & 마이 브라더(Me & My Brother)’ 등 5곡이 담겨 있다. 단순히 록으로 정의 내릴 수 없는 세련된 음악이 멤버들의 나이를 잊게 만든다.
김영진은 “우리가 나이를 먹었다고 음악까지 나이를 먹어선 안 된다”며 “히트할 수 있는 곡을 만드는 것이 대중음악인의 의무다. 앨범이 팔리지 않는다면 음악적 재능이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혁 역시 “음악 시장은 확실히 과거보다 커지고 음악도 다양해졌다”며 “예전 음악이 좋았다고 그것을 붙들고 고집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타미킴은 “지금까지 수많은 앨범 녹음 작업에 참여하며 수많은 가수들이 사라지는 것을 지켜봤다”며 “도태되지 않으려면 늘 유행에 촉을 기울여야 한다. 따라서 밴드는 장르의 용광로가 돼야 음악적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정상급 연주자들인 멤버들이 굳이 ‘돈이 안 되는’ 밴드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장혁은 “신승훈 일본 콘서트에서 1만2000명 관객을 앞에 두고 연주할 때엔 마음이 평온한데, 내 밴드에서 연주할 때에는 소수의 관객이어도 긴장된다”며 “내 밴드에서 내 음악을 할 때에 세션연주에선 쉽게 느낄 수 없는 자존감으로 마음이 충만해진다”고 이유를 답했다. 김준원은 “방송이 관성처럼 늘 들려주는 음악만 들려주는 것도 문제”라며 “우리나라는 아티스트가 장수하기 어려운 나라다. 보여줄 수 있는 음악이 무궁무진한 밴드에 대한 조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멤버들은 “밴드 음악으로 사랑을 받으려면 대중에게 다가가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이번 앨범은 그 나름의 답”이라며 “다시 H2O의 이름으로 나오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밴드음악으로 대중에 다가가는 방법 고민
오랜시간 걸린 이번 앨범이 그 나름의 답
대한민국 대중음악사에서 밴드 H2O는 늘 유행의 첨단에 자리해 있었다. 1986년에 데뷔한 H2O는 깔끔하고 세련된 사운드와 화려한 무대 매너로 시나위, 부활, 백두산과 더불어 80년대 헤비메탈 열풍을 선도했다. 90년대 H2O는 헤비메탈이란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음악적 방향을 제시하며 자기혁신의 모습을 보여줬다. 모던록의 개념조차 생소했던 시대에 발표된 H2O의 2집(1992)과 3집 ‘오늘 나는’(1993)은 완성형 모던록 사운드를 선보이며 시대를 앞선 음악이란 평가를 받았다. 특히 3집은 1998년 대중음악 전문지 서브(SUB) 등이 꼽은 ‘대중음악 100대 명반’에서 각각 21위와 20위에 이름을 올리며 그 가치를 후대에 더욱 인정받은 걸작이기도 하다. 2004년 4집 ‘보일링 포인트(Boiling Point)’ 이후 침묵해온 H2O가 9년 만에 5집 ‘유혹’으로 돌아왔다. H2O의 멤버 김준원(보컬), 김영진(베이스), 장혁(드럼), 타미킴(기타)을 서울 역삼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결성 당시부터 밴드를 지켜온 터줏대감인 김준원은 “솔로 앨범을 준비하다 김영진에게 다시 밴드로 앨범을 내보지 않겠냐고 제안해 이렇게 모이게 됐다”며 “우린 잠시 사정상 활동을 멈췄던 것일 뿐, 단 한 번도 해체한 일이 없다”고 웃어보였다.
멤버 면면을 살펴보면 ‘슈퍼밴드’란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화려하다. 김영진은 헤비메탈 밴드 시나위, 아시아나, 카리스마, 김종서밴드 등을 거친 베테랑 베이시스트다. 헤비메탈 밴드 작은하늘을 거친 장혁은 성시경, 신승훈 등 정상급 가수들의 공연의 세션 드러머로 활약 중이며 현재 서경대 실용음악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타미킴은 임재범, 김종서, 박상민, 김건모 등 4000여 장의 앨범 리코딩에 세션으로 참여했던 정상급 기타리스트다. 김영진과 타미킴은 4집에도 멤버로 참여했었다.
당대 최고의 연주자들이 멤버로 모인 만큼 앨범에 담긴 음악도 만만치 않다. 앨범엔 간결한 구성과 연주로 어깨를 들썩이게 만드는 ‘유혹’, 도회적인 느낌을 물씬 풍기는 ‘만나자’, 김준원의 방황과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아낸 가사가 의미심장한 트랙 ‘카페인(Caffeine)’, 곳곳에 펑키한 느낌을 살린 기타 연주와 리듬감이 돋보이는 ‘아이 노우 아일 고(I Know I’ll Go)’, 곡 후반부의 역동적인 반전과 래핑이 인상적인 ‘미 & 마이 브라더(Me & My Brother)’ 등 5곡이 담겨 있다. 단순히 록으로 정의 내릴 수 없는 세련된 음악이 멤버들의 나이를 잊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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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집‘ 유혹’을 발표한 밴드 H2O. 왼쪽부터 김준원(보컬), 장혁(드럼), 타미킴(기타), 김영진(베이스). [사진제공=이민정 파라노이드 포토그래퍼] |
김영진은 “우리가 나이를 먹었다고 음악까지 나이를 먹어선 안 된다”며 “히트할 수 있는 곡을 만드는 것이 대중음악인의 의무다. 앨범이 팔리지 않는다면 음악적 재능이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혁 역시 “음악 시장은 확실히 과거보다 커지고 음악도 다양해졌다”며 “예전 음악이 좋았다고 그것을 붙들고 고집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타미킴은 “지금까지 수많은 앨범 녹음 작업에 참여하며 수많은 가수들이 사라지는 것을 지켜봤다”며 “도태되지 않으려면 늘 유행에 촉을 기울여야 한다. 따라서 밴드는 장르의 용광로가 돼야 음악적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정상급 연주자들인 멤버들이 굳이 ‘돈이 안 되는’ 밴드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장혁은 “신승훈 일본 콘서트에서 1만2000명 관객을 앞에 두고 연주할 때엔 마음이 평온한데, 내 밴드에서 연주할 때에는 소수의 관객이어도 긴장된다”며 “내 밴드에서 내 음악을 할 때에 세션연주에선 쉽게 느낄 수 없는 자존감으로 마음이 충만해진다”고 이유를 답했다. 김준원은 “방송이 관성처럼 늘 들려주는 음악만 들려주는 것도 문제”라며 “우리나라는 아티스트가 장수하기 어려운 나라다. 보여줄 수 있는 음악이 무궁무진한 밴드에 대한 조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멤버들은 “밴드 음악으로 사랑을 받으려면 대중에게 다가가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이번 앨범은 그 나름의 답”이라며 “다시 H2O의 이름으로 나오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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