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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쩍 떠나는 여행

(2011.10.01) 메밀꽃 질 무렵

by 소설 쓰는 정진영입니다 2011. 10. 2.

 

 

 

메밀꽃을 보고 전어를 맛 봐야 가을을 제대로 즐겼다고 말할 수 있는 법인데 전어밖에 못 먹었다.

몇 달 전 '충청의 마을 숲' 취재차 충북 보은 속리산면 구병리 마을을 찾은 일이 있다.

구병리는 충북의 대표적인 메밀꽃 축제가 열리는 마을 중 하나인데 게으름을 피우다 축제를 찾지 못했다.

축제가 끝난 지 보름이나 지난 지금 과연 메밀꽃은 남아 있을까?

불안한 마음 반, 기대하는 마음 반으로 구병리를 향해 차를 몰았다.

 

 

 

 

 

 

옥천을 벗어나 보은으로 진입하기 전 폼 잡고 찰칵!

 

 

 

 

 

달리고 달리고 달리고 달리고!

 

 

 

 

 

 

드디어 도착한 구병리 마을 입구.

동구를 감싼 소나무 숲의 위엄!

 

 

 

 

 

코스모스는 하늘하늘~

맑은 가을하늘 아래 코스모스만큼 아름다운 아가씨를 닮은 들꽃이 몇이나 있을까?

 

 

 

 

 

역시나...

이미 많은 메밀꽃들이 져서 특유의 새하얀 눈밭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도 어쩌랴 남은 것이라도 눈에 잘 담고 가야지.

아쉬운대로 마을 여기저기를 싸돌아다니며 남아있는 메밀꽃을 눈에 담았다.

 

 

 

 

낯선 이를 보고 짖어대던 백구.

내가 가까이 다가가자 백구는 뒷걸음질 치며 더욱 격하게 짖어댔다.

개는 낯선 이를 보고 짖어야 건강한 것이다.

반갑다! 백구야!

 

 

 

1

 

 

 

아~ 메밀꽃 질무렵~

 

 

 

 

 

메밀꽃과는 달리 지금이 한창인 구절초.

 

 

 

 

 

 

지난 여름엔 물이 꽤 흘렀었는데 많이 말랐다.

 

 

 

 

 

 

몇 달 전 돌담 위에 피어난 인동초가 여태 피어있었다.

제 이름 값을 하는 녀석이다.

 

 

 

 

 

방아나물(배초향)의 짙은 허브향도 좋고

 

 

 

 

꽈리 열매도 정겹고

 

 

 

 

참취꽃도 어여쁘다.

참취는 나물로 먹는 데만 유용한 식물이 아니다.

 

 

 

 

메밀꽃이 하얗게 뒤덮었을 적에 보았다면 교회당 건물이 더욱 아름다웠을 텐데.

 

 

 

 

 

슬슬 헬리콥터 흉내를 낼 준비를 하고 있는 단풍나무 종자들.

 

 

 

 

 

 

하이얀 메밀꽃

 

 

 

 

 

 

저물어가는 꽃이어도

 

 

 

 

 

어여쁘고

 

 

 

 

 

어여쁘도다!

 

 

 

 

 

 

가을의 한가운데로구나!

 

 

 

 

 

 

주목나무에 빨갛게 열매들이 달리기 시작했다.

열매맛이 역시나 달콤하다.

다만 주목나무 열매를 먹을 때엔 씨앗은 먹으면 안 된다.

독이 있거든.

 

 

 

 

 

방문한 기념으로 구입한 송로주.

도수는 48도. 어지간한 위스키보다 세지만 전통 증류주 답게 솔향이 은은하게 입가에 감도는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