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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양구 저 『망가진 세계에서 우리는』(북트리거) 책을 읽고 흔적을 남길 때면 습관처럼 소설인지, 산문집인지, 시집인지 먼저 책의 성격을 정의하고 시작한다. 이 책은 뭐라고 정의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북리뷰집이라고 불러도, 비평집이라고 불러도 만족스럽지 않다. 그렇다고 산문집이라고 뭉뚱그려 부르기에는 뭔가 이상하다. 서점 홈페이지에는 인문교양서로 분류돼 있으니 그냥 저자 이름 뒤에 '저'(著)라고만 붙이는 게 낫겠다. 저자는 이미 잘 알려져 있듯이 국내 최장수 북팟캐스트 의 진행자 중 한 명이다. 이 책에 인용된 18편의 SF의 제목만으로도 저자 엄청난 독서 편력을 실감했다('함께 읽기' 챕터에 소개된 참고 도서 목록을 보면 더 기가 죽는다). 부끄럽게도 나는 이 책에 인용된 작품 대부분을 읽지 못했다. 그렇다고 해도 읽는 데에는 전혀 지장이 없으니 .. 2025. 7. 18.
2025년 7월 3주차 추천 앨범 ▶글렌체크 [Selected Reworks] ▶찰리빈웍스 [찰리빈웍스!] ▶트와이스 [THIS IS FOR] * 살짝 추천 앨범 ▶장세현 [청연] ▶슈퍼주니어 [Super Junior25] ▶도경수 [BLISS] ▶포져군단 [역발산기개세:확장판] 2025. 7. 14.
은정아 인터뷰 에세이 『어떤, 응원』(공출판사) 내 읽기 습관과 쓰기 습관은 그리 건강하지 못한 편이다. 읽을 때는 읽는 일이 지겨워질 때까지 여러 날에 걸쳐 많은 책을 읽다가 지쳐서 나가떨어진다. 그렇게 한두 달 읽고 나면 한동안 아무 것도 읽고 싶지 않아진다. 마치 음식물이 목구멍 아래에 차오를 때까지 먹고 체한 사람처럼. 대신 미친 듯이 무언가를 쓰고 싶어진다. 쓸 때는 낮과 밤도, 휴일도 없이 노트북을 두드리다가 지쳐서 나가 떨어진다. 그렇게 한두 달 쓰고 나면 한동안 아무 것도 쓰고 싶지 않아진다. 대신 미친듯이 무언가를 읽고 싶어진다. 마치 며칠 굶은 노숙자가 바깥에 놓인 짜장면 그릇을 미친 듯이 살피듯. 실제로도 건강에 그리 좋지 않다는 걸 느낀다. 장편소설 초고를 쓰면 살이 4~5kg은 기본으로 빠지는 걸 보니 말이다. 건강하지 못한 습.. 2025. 7. 13.
2025년 7월 2주차 추천 앨범 ▶빅 베이비 드라이버 [여름의 모든 계절] ▶딕펑스 [Spectra : RGB] * 살짝 추천 앨범 ▶정용화 [One Last Day] 2025. 7. 7.
2025년 7월 1주차 추천 앨범 ▶없음 * 살짝 추천 앨범 ▶크래비티 [Dare to Crave] ▶프로미스나인 [From Our 20's] ▶모우들 [Mowing] 2025. 7. 2.
장강명 르포르타주 『먼저 온 미래』(동아시아) MLB파크, 네이트판, 보배드림, 펨코, 더쿠, 클리앙, 일베 등... 나는 평소에 여러 온라인 게시판을 돌아다니며 게시물을 살핀다. 평소에 대놓고 밝힐 수 없는 속내와 욕망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곳이어서 이를 엿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종종 들어가서 확인하는 온라인 게시판 중에 디씨인사이드 문학 갤러리, 문예 갤러리가 있다. 시인이나 소설가를 꿈꾸는 이용자가 주로 모이는 몇 안 되는 커뮤니티인데, 온갖 근거 없는 추측과 피해의식을 드러내는 게시물이 난무해 흥미롭다. 이곳에서 최근 들어 자주 눈에 띄는 흥미로운 유형의 게시물이 있다. 챗GPT로 자신의 글을 평가받고 등단 가능성을 점치는 내용을 담은 게시물인데, 그 반응이 꽤 진지하다. 자신의 창작물이 어떤 가치를 가졌는지 인공지능에 묻는 세상이라니. 심지.. 2025. 6. 27.
앤설로지 『내가 이런 데서 일할 사람이 아닌데』(문학동네) 월급사실주의의 세 번째 동인지다. 첫 번째, 두 번째 동인지가 그랬듯이 이번에 참여한 작가 모두 새 얼굴이다. 첫 번째 동인지는 분량과 내용이 다소 무거워 한 번에 읽기 버거웠던 반면, 두 번째 동인지는 다소 가벼워지고 읽는 재미도 쏠쏠하게 진화했다. 세 번째 동인지는 두 번째 동인지보다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재미만 놓고 보면 지금까지 나온 월급사실주의의 동인지 중 최고다. 참여 작가 역시 빵빵하다. 그동안 알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를 여럿 목격했다. 온라인 게임의 화폐나 아이템을 현금으로 환전해 생계를 유지하는 게이머를 통해 청년 실업 문제마저 도둑맞는 현실을 꼬집고(쌀먹:키보드 농사꾼), 정치적 올바름을 교묘하게 악용하는 해외의 근로 현장을 들여다보며 생각할 거리를 남긴다(올바른 크리스마스). 직업이.. 2025. 6. 24.
클레어 키건 소설 『이처럼 사소한 것들』(다산책방) 책을 살 때 일부러 베스트셀러를 피하는 편이다. 사더라도 책장에 꽂아두기만 하고 읽지 않는 일이 많다. 남들 다 읽는 책을 굳이 나까지 찾아서 읽을 필요는 없다는 꼬인 심리 때문이다. 그러면서 내 책은 베스트셀러로 등극하길 바라니 그 심보가 참으로 고약하다. 그 심보 때문에 뒤늦게 이 작품을 펼쳤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80년대 아일랜드의 한 소도시에서 아내와 다섯 딸을 데리고 석탄을 팔며 살아가는 30대 남성이다. 주인공은 성탄절을 앞두고 한 수녀원에 석탄을 배달하러 갔다가 밖으로 드러나지 않은 진실을 알게 되고 그로 인해 평온했던 마음에 균열이 생긴다. 사실 이게 이야기의 전부다. 얇은 책인데도 서사가 내 기준으로는 지나치게 잔잔해서 지루했다. 몇 페이지 남지 않았는데도 잔잔하기 그지없어서 "이게 뭐.. 2025. 6. 23.
2025년 6월 4주차 추천 앨범 ▶지올팍 [A BLOODSUCKER] ▶강다니엘 [Glow to Haze] ▶프렐류드, 예결 [양류가] * 살짝 추천 앨범 ▶아일릿 [bomb] ▶김일두 [가까스로] ▶아녹 [Love Bouquet] ▶정현봉 [JANUS] ▶데어이즈더리버 [1997] 2025. 6.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