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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2주차 추천 앨범 ▶Various Artists [산울림 50주년 기념 정규앨범 Vol 1] ▶서도밴드 [돌파구] ▶모브닝 [ADAM] * 살짝 추천 앨범 ▶혜원 [Holiday gift from MOON] ▶김산돌 [춘천의 밤] ▶도시고독 [청춘의 백일몽] ▶잔디 [운명] ▶다양성 [시] ▶AWL [AWL] 2024. 10. 7.
2024년 9월 4~5주차 추천 앨범 ▶피프티피프티 [Love Tune] ▶드래곤포니 [POP UP] * 살짝 추천 앨범 ▶비지정주파수 [지정주파수] ▶스킵잭 [giveusasalvation.] ▶박윤우 [Craving for Peace] ▶강다니엘 [ACT] ▶키 [Pleasure Shop] ▶데드 웨일스 [공적궤] ▶우주용사멤버쉽클럽 [2024] ▶화사 [O] p.s. 9월 4주차는 추석 연휴가 끼어 있어서 새 앨범이 많지 않아 5주차와 합쳤다. 2024. 9. 29.
문진영 장편소설 『미래의 자리』(창비) 독서도 중독되는 기분이 들어서 당분간 하지 않으려 했는데, 무심코 집어 들었다가 결국 다 읽었다. 이 작품은 갑작스러운 친구의 죽음이라는 마음의 상처를 공유하는 20대 끄트머리 여성 셋의 일상을 따라간다. 제목이 의미심장하다. 제목에 '미래'라는 단어가 있는데, 죽은 친구의 이름도 '미래'다. '미래'가 세상에 없다는 슬픔을 느끼면서도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남은 이들의 모습이 안쓰럽고 애틋했다. 욕망, 죄책감, 자의식, 좌절감, 그리고 사랑. 청춘 하면 떠오르는 다양한 단어가 페이지를 넘기는 내내 스쳐 지나갔다. 작가는 여기에 세월호 침몰 사고, 이태원 압사 사고 등 등장인물들이 청소년기에 겪었을 집단 트라우마를 엮으며 기억으로 연결하는 따뜻한 연대의 힘을 엷게 보여준다.  거기에 우리의 '미래'가 있을.. 2024. 9. 21.
2024년 9월 3주차 추천 앨범 ▶사비나앤드론즈 [Lasha] ▶단편선 순간들 [음악만세] * 살짝 추천 앨범 ▶룸306 [작은 숲] ▶나희경 [BOSSA] ▶블랙홀 [블랙홀 33주년 기념공연] ▶수잔 [ALIVE] 2024. 9. 15.
서유미 소설집 『밤이 영원할 것처럼』(문학동네) 감정을 울렁이게 만드는 책이 있고, 감정을 차분하게 정리해 주는 책이 있는데, 이 책은 후자에 가까웠다. 오래전 습작 시절에 읽은 작가의 장편에서 느껴졌던 톡톡 튀는 발랄함은 이제 찾아보기 어렵다. 대신 작은 것을 다룰지라도 다각도로 들여다보는 깊은 시선이 있다. 그게 작가의 짬밥인가 보다. 이 소설집에는 일곱 개 단편이 실려 있는데, 이들을 하나로 엮는 키워드는 '밤'이다. 그중 두 편은 동인지와 문예지로 먼저 읽은 구면이어서 반가웠고, 다섯 편은 새로 읽는 단편이어서 반가웠다. 소설집이라는 게 재미있다. 소설집에 실리는 단편은 저마다 작가가 다른 때에 쓴 서로 별 관련 없는 작품인데, 특정 키워드를 매개로 엮이면 마치 완성된 퍼즐 조각처럼 새로운 그림을 보여주니 말이다. 밤은 고요하지만, 예상치 못한.. 2024. 9. 15.
김탁환 장편소설 『참 좋았더라』(남해의봄날) 그림을 잘 모르는 나는 이중섭 하면 그의 비극적인 삶부터 떠올리게 된다. 여러 명작을 남겼으나 당대에 제대로 평가받지 못해 좌절했고, 일본에 두고 온 가족을 그리워하다가 말년에 정신병원을 전전하며 무연고자로 요절한 비운의 천재 화가. 대표작인 '소' 시리즈를 제외하면 이중섭의 다른 작품은 그의 비극적인 삶에 가려진 감이 없지 않다. 이 작품은 바로 이 맹점을 찌른다. 삶이 비극으로 점철된 화가가 과연 여러 명작을 남길 수 있었을까? 작가가 이중섭의 생애에서 주목한 부분은 통영에서 보낸 반년이다. 이중섭은 그 짦았던 시절에     등 대표작을 그렸고 통영 곳곳의 모습을 담은 풍경화도 여럿 남겼다. 그 시절이 이중섭이 창작에 집중할 수 있었던 몇 안 되는 평화로운 시절이 아니었을까? 전후 문화예술인들의 이야.. 2024. 9. 14.
조해진 장편소설 『빛과 멜로디』(문학동네) 5년 전에 읽었던 작가의 장편소설 『단순한 진심』은 지금도 내게 감동적인 기억으로 남아있다. 대한민국 사회의 소외된 곳과 그곳에 속한 사람들을 그저 작품 소재로 다루지 않는 사려 깊은 마음이 느껴졌고, 인간을 향한 신뢰와 희망을 잃지 않는 작가의 시선이 따뜻해서 좋았다. 작가는 이번 작품에선 시선을 대한민국 바깥으로 넓힌다. 지금도 분쟁이 끊이지 않는 시리아, 우크라이나, 팔레스타인으로. 그리고 이들 국가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이 향하는 영국으로. 소설로 다루는 공간이 광범위해진 만큼 등장인물들의 마음과 마음이 이어지는 스케일도 커졌다. 같은 반 아이가 굶을까 봐 돈이 될 것으로 보이는 카메라를 집에서 몰래 가져와 건네는 아이의 간절한 마음이 시작이다. 그 마음이 카메라를 들고 전장을 오가며 끔찍한 현장을 .. 2024. 9. 12.
정유정 장편소설 『영원한 천국』(은행나무) 데이터로 만든 기억과 정신을 온라인 세계로 옮겨 육신 없이 영생하는 세상. 여러 드라마, 영화, 소설 등에 쓰인 매력적인 소재다. 나 역시 「시간을 되돌리면」이라는 단편소설로 다뤘던 소재이기도 하고. 이 작품은 이 같은 SF소재에 작가의 주특기인 스릴러를 엮은 하이브리드다. 솔직히 뻔하고 흔한 소재다. 뻔하고 흔하다는 건 그만큼 매력적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문제는 어떻게 다루느냐에 달려있다. 작품을 들여다보자. 생전의 모든 기억과 정신을 온전히 유지하면서도 육신으로 느낄 수 있었던 모든 감각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가상 세계 '롤라'의 등장이 임박하고, '롤라' 행 티켓이 유심 형태로 무작위로 뿌려진다. 무슨 일이 벌어질지 뻔하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티켓을 찾으려는 자, 거래하려는 자, 빼앗으려는 자.. 2024. 9. 11.
유은지 장편소설 『귀매』(문학동네) 읽으면서 영화 「파묘」를 보는 기분이 들었다. 「파묘」의 소재는 일본 요괴인 '오니'이고, 이 작품의 소재 역시 요괴의 일종으로 우리에겐 낯선 '귀매'다. 또한 이 작품도 「파묘」처럼 무속 신앙뿐만 아니라 일제강점기와 친일파 등을 다루기 때문에 기시감이 많이 들었다. 이 작품은 2002년에 출간된 원작의 개정판이니, 「파묘」가 이 작품을 닮았다고 말하는 게 옳겠다. 이 작품은 우연히(알고 보면 철저한 계획에 따라) 마을 제의 연구를 위해 부산 다대포를 찾았다가 초자연적인 사건에 얽힌 대학생들의 개고생을 그린다. 이 과정에서 일제강점기 당시 다대포에서 벌어진 비극과 누군가의 거대한 탐욕이 드러나고, 이에 따라 마을에 쌓인 원한이 넘쳐흘러 위험수위에 다다른다. 등장인물들은 각자의 영능력과 문화인류학이라는 전.. 2024. 9. 9.